“민트초코는 치약 맛 같지 않나요?”
데이트 상대가 진지하게 이런 말을 한다. 공포영화를 보고 나서는 “진짜 무서운 건 사람이죠”라고 덧붙인다. 인터넷에서 몇 년째 듣던 말을 실제 데이트에서 다시 듣는 기분. 마음속에선 이미 “그 얘기 또?”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무료 일본어 게임 《てあカノ 手垢のついたことしか言わない彼女》는 그런 여자아이, 쿠리시에 모카와 하루를 보내는 짧은 비주얼 노벨이다.
그런데 화면 오른쪽 위에 낯선 버튼 하나가 있다. ‘집에 간다’.
보통 연애 게임은 대화를 잘 이어 가야 한다. 이 게임은 아예 “힘들면 지금 돌아가세요”라고 말한다. 데이트 상대 앞에서 비상구부터 안내하다니, 서비스가 지나치게 솔직하다.
나가기를 누르면 게임이 끝나는 게 아니다
이 작품은 2026년 9월 17일 공개됐으며 브라우저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한 번 플레이하는 데 약 10분, 모든 엔딩을 보는 데 약 30분이 걸리는 짧은 게임이다.
중요한 건 ‘집에 간다’가 단순한 종료 버튼이 아니라는 점이다. 네 챕터 가운데 언제 데이트를 끝내느냐에 따라 다섯 가지 엔딩으로 나뉜다.
첫 번째 뻔한 농담에서 바로 돌아갈 수도 있다. 조금만 더 같이 있어 볼 수도 있다.
흔한 연애 게임이라면 “어떤 대사를 골라 호감도를 올릴까?”가 고민일 것이다. 여기서는 “이 사람과 얼마나 더 시간을 보내 볼까?”가 가장 큰 선택이다. 데이트 게임의 핵심이 갑자기 귀가 시간표가 됐다.
뻔한 말을 하지만, 일부러 웃기는 사람은 아니다
모카의 말이 더욱 묘하게 들리는 이유가 있다. 제작자 HIJIKI의 설명에 따르면, 모카는 인터넷 유행어로 웃기려는 인물이 아니다. 본인은 늘 진심이다.
플레이어는 뻔한 말에 질려서 웃거나 몸을 배배 꼰다. 하지만 흔한 표현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 자체도 얕다고 판단해도 될까?
제작자는 인터넷에서 본 문장보다 자신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자는 생각, 그리고 다른 사람을 너무 빨리 재단하지 말자는 마음을 이야기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렇게 생각하면 ‘집에 간다’ 버튼도 달라 보인다. 떠나는 건 플레이어의 자유다. 동시에 조금 더 들어 보고 나서 판단할 자유도 있다.
10분짜리 데이트가 남기는 질문
장황한 설명은 없다. 뻔한 대사가 나온다. 괴롭다. 오른쪽 위엔 여전히 ‘집에 간다’가 있다. 누를까, 말까?
보통 설정 메뉴 안에 숨어 있을 ‘종료’ 기능이 스토리의 한가운데로 나왔다는 점이 웃기다. 버튼을 누른 시점이 곧 이야기의 일부가 된다.
언제든 집에 갈 수 있는 연애 게임. 그런데 끝나고 나면 이런 생각이 남는다. ‘나는 상대를 알기도 전에 돌아온 건 아닐까?’
구체적인 엔딩은 밝히지 않았다. 무료로 공개된 작품이며 스마트폰 브라우저로도 플레이할 수 있다.
자료: 제작자 HIJIKI의 작품 해설(2026년 9월 18일) https://note.com/hijiki06/n/n60c7671933de / 공식 배포 페이지 https://booth.pm/en/items/8851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