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 배터리를 새로 사려고 가격을 봤다. 거의 5만 엔. 배터리만 그 가격이라고? 바퀴도, 안장도, 벨도 안 주는데?
실제로 일본 야마하 PAS 일부 모델의 15.8Ah 정품 교체 배터리 희망소비자가는 49,940엔이다. 이 정도면 배터리 속에 금이라도 들었나 싶다.
크기만 큰 건전지가 아니다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 배터리 팩에는 여러 전지와 충전·방전·온도를 관리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충격을 견딜 외장과 차체에 맞는 연결 부품도 필요하다.
반복 충전해도 안전하게 작동해야 하고, 생김새가 비슷해 보여도 모델에 따라 호환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배터리 가격을 리튬 원료 가격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새 모델은 계속 나오지만 예전 자전거도 달린다
가게에는 해마다 새 자전거가 등장한다. 그렇다고 몇 년 전에 팔린 자전거가 갑자기 사라지는 건 아니다.
기존 모델에 맞는 배터리와 부품을 공급하려면 규격과 연결 방식, 충전기와의 조합 등을 오래 관리해야 한다. 파나소닉은 전동 어시스트 자전거의 기능 유지용 수리 부품을 생산 종료 후 8년 보유한다고 안내한다. 다만 부품 확보가 어려우면 더 일찍 공급이 끝날 수도 있다.
호환성 관리나 품질 검사, 소량 부품 공급 같은 요소가 교체 부품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특정 배터리 49,940엔 중 얼마가 재료비이고 얼마가 보관비인지 공개된 원가표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가능한 가격 요인을 설명한 것이지, 제조사 내부 원가를 알아낸 것은 아니다.
값싼 이름 없는 호환품을 무작정 사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야마하는 순정 부품 사용을 안내하고 배터리 분해·개조를 금지한다. 과열과 화재 등의 위험 때문이다.
안 타고 놔둬도 배터리는 늙는다
더 얄궂은 부분이 있다. 자전거를 세워 두면 마모가 멈출 것 같지만, 배터리는 보관 중에도 조금씩 방전된다. 거의 빈 채 오래 방치하면 성능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야마하는 자사 배터리를 완충 또는 완전 방전 상태로 오래 두지 말고, 잔량 표시 1~2칸 정도를 유지하며 한 달에 한 번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모델마다 관리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자신의 설명서를 우선해야 한다.
안 타는 동안에도 신경 써야 한다니. 자전거라고 샀더니 배터리가 조용히 출석 체크를 한다.
교체할지 새로 살지는 자전거 전체를 보고 결정
주문 전에 차체 모델명과 배터리·충전기 호환성을 판매점에 확인하자. 브레이크나 타이어 등 다른 수리도 필요하다면 배터리 값만 보지 말고 총수리비를 새 자전거 가격과 비교하는 편이 낫다.
멀쩡한 자전거라면 배터리만 바꿔 더 타는 선택도 괜찮다. 반대로 고장 난 곳이 많다면 새로 사는 편이 합리적일 수도 있다.
5만 엔이 비싸 보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사는 것은 단순한 전지가 아니라 지금 쓰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다시 달리게 할 맞는 부품이다. 확인도 안 하고 주문했다가 끼워지지도 않는다면, 그때는 가격표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
- 야마하 PAS 15.8Ah 정품 배터리 가격: https://www.yamaha-motor.co.jp/pas/lineup/craig-plus/accessory.html
- 야마하 PAS 장기 보관 안내: https://www.yamaha-motor.co.jp/pas/faq/answer/cn/03/qn/post_112/
- 파나소닉 수리 부품 보유 기간: https://cycle.panasonic.com/support/warran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