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카자키의 전통 미소 양조장에 들어가면 눈을 의심하게 된다. 거대한 나무통 안에는 된장처럼 생긴 핫초미소가 가득한데, 그 위에 돌산이 올라가 있다.
카쿠큐의 설명에 따르면 통 하나에 미소를 약 6톤 담고, 그 위에 돌을 약 3톤, 무려 350개쯤 쌓는다.
미소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돌을 이렇게 눌러 놓은 걸까?
실은 돌이 없으면 제대로 숙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을 적게 넣으니 돌이 필요하다
핫초미소는 콩과 소금을 중심으로 만들며, 일반적인 미소보다 물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반죽이 매우 단단하다.
그냥 두면 통 안의 수분이 아래쪽으로 몰리고 윗부분은 마르기 쉽다. 무거운 돌로 누르면 수분을 위로 밀어 올려 통 전체에 보다 고르게 퍼지게 할 수 있다. 카쿠큐가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돌쌓기의 이유다.
결국 이 돌산은 관광객을 놀라게 하려고 만든 장식이 아니다. 미소 위에서 몇 년씩 일하는 거대한 누름돌이다.
돌쌓기인데 경력 10년이 필요하다고?
돌을 아무렇게나 던져 놓는 것도 아니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자연석을 하나씩 골라 원뿔 모양으로 쌓는다. 그렇게 만든 돌산은 2년이 넘는 숙성 기간 동안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카쿠큐는 이 기술을 제대로 익히려면 10년 이상의 수련이 필요하다고 소개한다.
'돌 350개로 쌓기 놀이를 해 보세요. 단, 앞으로 2년 동안 절대 무너지면 안 됩니다.'
갑자기 놀이가 아니라 고급 기술직이 된다.
두 번의 여름과 두 번의 겨울을 기다린다
카쿠큐와 마루야 핫초미소의 전통 제조법은 돌을 올린 상태로 두 번의 여름과 두 번의 겨울, 2년 이상 자연 숙성을 시킨다. 인위적으로 온도를 맞춰 빨리 끝내는 방식과는 다르다.
시간과 계절의 변화까지 제조 과정에 포함되는 셈이다.
우리가 미소국을 먹는 시간은 몇 분일 수 있다. 그런데 그 한 숟가락에 들어가는 미소는 돌 3톤 아래에서 몇 년을 보냈다.
그러니 양조장의 돌산을 보고 '옛날 사람들은 참 힘들게 만들었네'라고만 생각하기엔 아깝다.
그 돌들은 핫초미소의 수분을 지키는 작업 도구다. 전기를 쓰지도, 중간에 퇴근하지도 않는다. 물론 돌을 쌓는 장인의 실력은 절대 공짜가 아니다.
자료: 카쿠큐의 돌쌓기 설명 · 마루야 핫초미소 제조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