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불로소득 최고!" 외치기 전에, 한 달에 얼마인지 계산부터
집에 비어 있는 주차 자리에 카셰어링 차를 세워 둔다. 안 쓰는 자리를 예약제 주차장으로 빌려준다. SNS로 보면 아무래도 꿈이 있어 보인다.
아무것도 안 하는 콘크리트 네모 칸이 매달 돈을 뱉어낸다.
강력하다.
그런데 여기서 딱 한 번만 계산기를 꺼내 보고 싶어진다.
땅값은? 고정자산세는? 청소랑 관리는? 플랫폼 수수료는? 애초에 한 달에 몇천 엔밖에 안 들어오면, 정말 "돈 번다"고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여기서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장사가 섞이기 쉽다.
땅을 새로 사서 주차장 수입으로 원금을 회수하는 장사와, 원래 가지고 있던 노는 공간에서 추가 수입을 얻는 장사다.
이 둘을 같은 수익률로 보면 이야기가 전부 꼬인다.
1. 땅을 사는 투자와 남는 주차 1칸으로 돈 버는 건 다른 게임
예를 들어 500만 엔을 들여 땅을 사고, 거기서 매달 8,000엔이 손에 남는다고 해 보자.
1년 수입은 9만 6,000엔. 단순 표면 수익률은 약 1.9%다.
여기서 고정자산세, 정비, 수리, 빈 달, 세금까지 빠지면 "이것 때문에 땅을 사는 투자"로는 꽤 밋밋하다.
반면 이미 집에 비어 있는 주차 1칸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 빌려줘도 땅은 거기 있다. 안 빌려줘도 고정자산세는 어느 정도 나온다. 평소에는 아무도 안 세운다.
거기서 1년에 5만 엔이든 8만 엔이든 늘어난다면, 봐야 할 건 땅 매입가 전체가 아니라 빌려줘서 늘어나는 수입과 늘어나는 비용의 차이다.
즉 "땅의 수익률"과 "노는 공간에서 더 버는 돈"은 별개다.
다만 땅을 팔면 큰돈이 되거나, 다른 용도로 쓰면 더 벌 수 있는 곳이라면 지금의 땅값이라는 기회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옛날에 산 땅이라고 공짜 취급할 수도 없다.
2. 주차장 공유 앱은 "대박"이 아니라, 0엔이던 시간을 몇천 엔으로 바꾸는 도구
2026년 10월 기준으로 akippa는 주차 이용료의 46.3%를 소유자에게 지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특P는 이용 시 수수료를 30%로 정해 두고 있어서, 단순하게 보면 70%가 소유자 몫으로 남는다.
예를 들어 하루 1,000엔에 한 달 10일 쓰였다고 치자.
- 매출 총액: 10,000엔
- akippa처럼 46.3%면: 약 4,630엔
- 특P처럼 70%면: 약 7,000엔
- 직접 계약으로 같은 매출을 올리면: 최대 10,000엔에서 내 비용을 뺀 금액
한 달 20일이면 각각 약 9,260엔, 14,000엔, 최대 20,000엔이 된다.
숫자만 보면 "생각보다 적네"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원래 매출이 0이던 자리라면, 이건 땅으로 하는 앱테크에 가깝다.
인생을 바꿀 수입은 아니다. 그래도 매년 세금이랑 잡초만 만들던 자리가 고정비 일부를 되찾아 오기 시작한다.
이 "0에서 몇만 엔으로"가 핵심이다.
3. 타임즈 방식은 이용료 장사가 아니라 "자리를 월세로 빌려주는" 구조
타임즈 카(Times Car) 설치는 예약제 주차장 공유와 구조가 조금 다르다.
타임즈 카는 주차장 소유자에게, 주변 월 주차 시세와 근처 스테이션 이용 현황 등을 바탕으로 임대료를 정해 고정 임대료를 지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차량 구입, 간판과 주차선 공사, 운영비, 순찰·청소 등도 원칙적으로 회사 쪽이 부담한다.
타임즈24의 주차장 운영도, 노는 땅을 빌려 매달 일정한 임대료를 내고 설비 투자와 운영 관리를 원칙적으로 회사가 맡는 전대(서브리스) 방식으로 안내되어 있다.
여기서 소유자가 파는 건 "1시간 500엔짜리 주차"가 아니다.
이 자리를 쓸 권리를 회사에 월 단위로 빌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용자가 적은 달에도 고정 수입이 들어오기 쉽지만, 이용이 폭발해도 소유자 수입이 같다면 늘어난 이익은 회사 쪽에 남는다.
한마디로 수익을 최대로 뽑기보다 수고와 빈자리 위험을 회사에 넘기는 것이다.
4. 중개를 빼고 직접 계약하자는 생각, 꽤 맞는 말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
월주차로 한 사람한테만 빌려줄 거면, 그냥 내가 직접 계약하면 되지 않나?
맞는 말이다.
특P가 30%, akippa가 이용료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간다면, 같은 고객·같은 요금·같은 이용률을 혼자서 유지할 수 있는 한 직접 계약 쪽이 손에 더 남는다.
월 매출 1만 엔이라면 단순 비교로
- 직접 계약: 약 1만 엔에서 내 비용 차감
- 특P: 약 7,000엔
- akippa: 약 4,630엔
이 된다.
다만 "중개 수수료 없앴다!"고 기뻐하는 순간, 중개업체가 하던 일이 전부 나한테 걸어온다.
이용자 모집. 신원 확인. 계약. 요금 받기. 연체 대응. 예약 관리. 취소. 무단 연장. 다른 차가 왔다. 옆 칸에 세웠다. 문의 응대. 사고나 파손 생겼을 때 1차 대응.
중개를 없애도 중개 업무는 안 없어진다. 우리 집으로 돌아온다.
5. 직접 계약은 "고정 손님 1명"에, 플랫폼은 "불특정 다수"에 강하다
그래서 직접 계약과 플랫폼은 수수료율만 놓고 비교하지 않는 게 좋다.
직접 계약이 잘 맞는 건
- 한 사람이 월 단위로 빌린다
- 쓰는 칸이 정해져 있다
- 매달 요금이 고정이다
- 해지 통보 규칙이 정해져 있다
- 매일 예약을 조정할 일이 없다
이런 경우다.
한 번 계약하면 그다음엔 입금 확인이 거의 전부다.
반대로
"평일 낮에만" "행사 있는 날만" "오늘은 A씨, 내일은 B씨" "3시간만"
이렇게 되면 순식간에 시스템의 가치가 올라간다.
빈 시간 판매, 결제, 예약 관리, 문의, 손님 모으기까지 혼자 하면, 한 달 3,000엔 수수료 아끼려고 한 달에 3시간 일하는 상황이 아무렇지 않게 생긴다.
그 순간 불로소득은 근로소득으로 이직한다.
6. 진짜 손익분기점은 "수수료"가 아니라 내 시간과 골치 아픈 일까지 넣어서 계산
손익분기점은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플랫폼을 쓸 때 이익 = 주차 요금 × 이용 일수 × 소유자 몫 − 나한테 남는 추가 비용
직접 계약할 때 이익 = 받은 임대료 − 결제·모집 비용 − 청소·수리 − 연체나 분쟁으로 예상되는 손실 − 내 관리 시간의 가치 − 빌려줘서 늘어난 세금
직접 계약으로 한 달에 3,000엔 더 남아도, 매달 문의와 요금 받는 데 2시간을 쓴다면 그 2시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반대로 고정 손님 1명, 자동이체, 문의 거의 없음이라면 수수료 30%는 꽤 크게 보인다.
즉 "내가 하면 공짜"가 아니다.
내 시간에 청구서가 안 날아왔을 뿐이다.
7. 고정자산세는 조용한 끝판왕. 주택용지 특례가 깨지면 계산이 바뀐다
땅을 활용할 때 무서운 건, 주차 요금만 계산하고 세금 분류가 바뀌는 걸 놓치는 것이다.
일본에는 주택용지의 고정자산세 과세표준을 줄여 주는 특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주택 1채당 200㎡까지인 소규모 주택용지는 고정자산세 과세표준이 가격의 1/6, 도시계획세는 1/3이다.
한편 도쿄도 주세국은 외부에 빌려주는 월주차장, 코인 주차장, 카셰어링 부지 등을 비주택용지의 예로 들고 있다. 집 마당이나 내 차 세우는 주차 공간과, 외부에 빌려주는 부분이 같은 취급이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집을 헐고 빈 땅이나 주차장으로 만들면 주택용지 특례가 빠지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고정자산세가 무조건 6배가 된다"는 식으로 대충 말하지 않는 것이다. 실제 세액은 평가액, 부담 조정, 지자체, 땅을 쓰는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 집을 허물거나, 용도를 바꾸거나, 부지 일부를 외부에 빌려줄 때는 수익 예상보다 먼저 지자체 재산세 담당 부서에 확인하는 게 좋다.
한 달에 8만 엔 벌었는데 세금이 그보다 더 늘면, 콘크리트 네모 칸이 갑자기 배신한다.
8. 참고로 "주차 공간을 빌려주는 것"과 "내 차를 돈 받고 빌려주는 것"은 다르다
이걸 헷갈리면 위험하다.
집 주차 칸을 남에게 쓰게 하는 건 부동산·주차장 임대 이야기다.
반면 내 차 자체를 반복해서 돈 받고 빌려주는 건 렌터카 사업 규제 영역에 들어간다. 일본 국토교통성 안내에 따르면,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빌려주는 일을 사업으로 하려면 도로운송법에 따른 허가가 필요하다.
"주차 공간은 직접 계약할 수 있잖아. 그럼 차도 직접 빌려주면 수수료 0원이네"를 그대로 옮겨 적용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주차장 수입도 세금상 없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 일본 국세청은 내 책임으로 차를 맡아 보관하는 형태인지, 단순히 땅을 쓰게 하는 형태인지 등에 따라 소득 구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작은 부수입이라도 세금·계약·보험은 "소액이니까 없는 셈"이 되지 않는다.
9. 결론: 이건 "땅으로 한 방 노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남는 자산의 회수율을 올리는 이야기"
결국 꽤 단순하다.
땅을 사서 시작한다면 수익률은 아주 깐깐하게 봐야 한다.
땅 500만 엔에 연 9만 6,000엔이면 표면 수익률 약 1.9%. 세금과 유지비를 빼면 더 내려간다.
하지만
이미 가진 주차 공간이 비어 있고, 다른 쓸 데도 없고, 추가 비용이 적다면 월 몇천 엔이라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 고정 손님을 잡을 수 있다 → 직접 계약이 유리
- 불특정 다수에게 시간 단위로 빌려준다 → 플랫폼이 유리
- 수고를 최소로 줄이고 싶다 → 고정 임대료 방식이 유리
- 집을 헐거나 용도를 바꾼다 → 세금 분류부터 확인
- 차 자체를 빌려준다 → 주차장 임대와는 다른 규제
이렇게 정리된다.
"불로소득 최고!"라기보다, 실제는 더 수수하고 더 단단하다.
지금까지 0엔이던 공간에서, 최대한 손 안 대고 1년에 몇만 엔을 만들어 내는 것.
부자는 못 된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던 땅이 고정자산세 일부를 스스로 벌기 시작한다면, 그건 충분히 훌륭하다.
- akippa "지급 보수는 어떻게 계산되나요?"
https://support.akippa.com/hc/ja/articles/16362507802767 - 특P "주차장 대여"
https://media.toku-p.earth-car.com/owner/v6/ - 타임즈 카 "카셰어링을 설치해 보지 않겠습니까?"
https://share.timescar.jp/owner/ - 타임즈24 "토지 활용"
https://www.times24.co.jp/for_owners/land_use.html - 도쿄도 주세국 "고정자산세·도시계획세(토지·가옥)"
https://www.tax.metro.tokyo.lg.jp/kazei/real_estate/kotei_tosi - 국세청 "법 제26조(부동산소득) 관계"
https://www.nta.go.jp/law/tsutatsu/kihon/shotoku/04/02.htm - 국세청 "주차장 사용료 등"
https://www.nta.go.jp/taxes/shiraberu/taxanswer/shohi/6213.htm - 국토교통성 지방운수국 "자가용 자동차 유상 대여(렌터카 사업)"
https://wwwtb.mlit.go.jp/kinki/kyoto-honchosya/rentacar.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