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NT》 별반인 건 F뿐일까? 노기의 다정한 얼굴까지 무서워지는 이유

작품: 『VIVANT』

이상 현상 찾기
읽기 기능 사용법

듣기는 본문을 읽어 줍니다. 속독은 구절을 차례로 표시하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언어 연습은 다른 언어판과 번역을 비교합니다. 저장한 북마크는 이 브라우저의 플레이어 목록에서 다시 열 수 있습니다. 벽돌깨기로 읽기는 글자 하나하나를 벽돌 삼아 깨면서 노는 게임입니다.

이 글 공유하기

이 글 공유하기

《VIVANT》 별반인 건 F뿐일까? 노기의 다정한 얼굴까지 무서워지는 이유
AI 생성 이미지
광고
광고

※2023년 방영된 《VIVANT》 전 10화의 결말까지 다루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별반 소속인 인물은 F만 따로 떼어 놓은 누군가가 아니라 노기 유스케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장면의 판단을 “F가 아니라 노기 본인이 내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무서운 건 위험한 면을 F에게만 몰아놓고, 평소의 노기는 안전한 보통 사람이라고 안심하며 볼 수 없게 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F만 괴물 같은 존재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수룩해 보이던 노기까지 잠입 임무를 수행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제게는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뒤집히는 순간이 가장 공포스러웠습니다.

“노기는 평범하고, 뒷세계를 아는 건 F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초반의 노기는 오송금 문제로 발카에 갔다가 사건에 휘말리고 경찰에게 쫓깁니다. 노자키, 카오루와 함께 도망치는 모습만 보면 거대한 음모 한가운데 던져진 상사 직원처럼 보입니다.

그때 노기에게 매섭게 말을 건네며 행동을 재촉하는 F가 등장합니다. 그러면 시청자는 둘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어집니다.

  • 노기는 소심하고 인간적인 쪽
  • F는 위험을 읽고 뒷세계를 아는 쪽
  • 그러니 정말 특별한 존재는 F

이것은 제가 보면서 받아들인 인상입니다. 작품의 공식 설정이 “노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F만 별반에 소속돼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임시 구분은 꽤 편리했습니다. 노기가 곤란해하면 걱정하고, F가 나오면 “이제 무서운 장면이 시작되겠구나” 하며 긴장할 수 있으니까요. 위험을 알려 주는 경고등이 하나 있는 셈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그 경고등만 보고 있어서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4화의 반전은 노기라는 인물 전체를 다시 보게 한다

4화에서는 노기가 별반 요원이라는 정체가 드러납니다. TBS의 2023년판 줄거리 정리에서도 노기를 별반의 첩보 요원으로 소개하며, 테러 조직 텐트를 추적하기 위해 발카에 잠입했다고 설명합니다.

노기는 단순히 “사건에 휘말린 사람”이 아니라 “잠입해 있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초반의 어수룩한 모습만으로 그의 능력이나 목적을 판단해서는 안 됐던 것입니다.

여기서 처음의 감상을 한 가지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쿠로스 역의 마츠자카 토리는 당시 인터뷰에서 4화의 중요한 장면을 F가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이 반전을 “F에게 기대지 않고 노기 본인만 냉혹한 판단을 내렸다는 증거”로 삼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그래도 “노기는 무관한 일반인이고, F만 위험한 전문가”라는 구분으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습니다. 별반의 능력과 임무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노기라는 인물 전체이기 때문입니다.

F만 괴물이었다면 차라리 이해하기 쉬웠을 겁니다. 평범한 얼굴로 곁에 있던 노기까지 그 세계의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두 개의 OS’는 그 능력을 읽기 위한 비유다

노기와 F를 보고 있으면 제게는 한 몸 안에 두 개의 운영체제, 즉 OS가 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정을 느끼며 상사 직원으로 일상에 섞여 살아가는 OS입니다. 다른 하나는 의식을 위기와 임무로 되돌리는 OS입니다.

다만 “노기는 공감 담당, F는 임무 담당”이라는 공식적인 역할 분담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면마다 나오는 말과 행동을 두 칸에 깔끔하게 나눠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인물의 복잡함을 이해해 보려는 비유입니다.

그래도 흥미로운 점은 노기를 그저 “약한 쪽”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위험해 보이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움직일 수 있고, 평범한 일상의 얼굴을 유지합니다. 잠입이라는 일을 생각하면 그 평범함 자체가 능력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서운 얼굴로 “나는 특별한 사람입니다”라고 서 있다면 누구나 먼저 경계할 겁니다. 노기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면은 어수룩한 상사 직원입니다. 하지만 안에서 돌아가는 시스템까지 일반인용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두 개의 OS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 이유는 이 겉모습과 내면의 격차에 있습니다.

다정함이 거짓이 아니기에, 임무를 수행하는 얼굴이 더 무겁다

노기가 감정이 없는 인물이어서 무섭다는 설명은 잘 맞지 않습니다. 카오루와 자민을 아끼는 마음이 있고, 아버지를 찾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그런 인간적인 흔들림은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러니 “다정해 보였던 순간도 전부 연기였다”고 묶을 필요는 없습니다. 잠입 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해서 그때 보여 준 정까지 저절로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제가 무섭다고 느끼는 것은 그 다정한 얼굴 안에 임무를 수행할 능력도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평소에는 선인이고, 스위치가 바뀌는 순간만 악인이 된다. 이렇게 간단한 전환으로 이해하려 하면 노기는 그 틀을 벗어납니다. 정과 판단이 같은 인물 안에 있고, 그가 선택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기에 무겁습니다.

이것이 임무를 위해서라면 무엇을 해도 옳다는 뜻도 아닙니다. 행동을 평가하는 일과 인물에게 끌리는 일은 별개입니다.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무서운 것이지,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훌륭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버지 베키와의 관계에서는 둘로 나누는 해석이 부족해진다

후반부에는 텐트의 수장 노곤 베키가 노기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TBS의 2023년판 줄거리 정리는 노기가 직접 베키를 암살하는 전개까지 설명합니다.

여기서는 “정이 있는 노기”와 “임무를 맡는 F”라는 도식만으로 부족합니다. 아버지를 찾는 마음,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 별반 요원으로서의 입장이 한 사람 안에서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인물이었다면 임무를 끝냈다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기에게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선택이 단순한 업무 처리로 보이지 않습니다.

F의 존재는 그런 내면을 보여 주는 장치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감정이나 책임을 전부 F에게 넘기고 노기는 상처받지 않는 쪽에 남겨 둘 수는 없습니다. 시청자도 그런 식으로 마음 편히 바라볼 여지를 잃어 가는 느낌입니다.

‘사이코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무서웠느냐는 질문

노기나 F를 보고 흔히 하는 말로 “사이코 같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감상만으로 의학적 진단을 내리거나, 현실의 해리 현상이나 인격 관련 문제를 폭력성과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살펴보려는 것은 진단명이 아니라 연출과 인물 묘사입니다.

  • 다정해 보이는 표정과 뒤늦게 드러나는 능력의 격차
  • 보호받아야 할 사람인 줄 알았던 인물이 잠입해 있던 사람으로 뒤집히는 순간
  • 인간적인 정이 남아 있는 채로 임무에 관한 무거운 선택을 한다는 점

이 세 가지를 나란히 놓는 편이 제가 느낀 무서움에 더 가깝습니다. “병명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상함”보다는 “더 이상 평범한 사람으로 볼 수 없다는 섬뜩함”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F가 나올 때만 무서웠다면, 오히려 안심할 수 있었다

“별반인 건 F뿐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노기라는 인물이 별반의 첩보 요원이라는 것입니다. F의 존재가 그 사실을 노기의 일상이나 인간미에서 떼어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4화 이후에는 초반부를 다시 보는 의미가 달라집니다. 다만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고, 전부 연기였고, 모든 판단이 노기 혼자만의 것이었다고 단정하지 않는 편이 이 인물의 매력을 더 잘 남겨 둡니다.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 자체가 왜 악역의 등장처럼 느껴지는지는 《VIVANT》 1~4화의 정체 공개를 돌아보는 글에서 다른 각도로 살펴봅니다.

F가 나올 때만 경계하면 됐다면 차라리 알기 쉬웠을 겁니다. 그런데 노기는 다정한 얼굴 그대로 우리의 예상을 넘어섭니다.

F만 괴물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평범해 보이던 쪽까지 유능했습니다. 안심하고 바라보던 얼굴이 더 이상 안심의 표시가 되지 않는 것. 저는 이것이 노기와 F를 무섭게 만드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작품의 다음 궁금증: 〈VIVANT〉 1화는 왜 똥범벅일까? 유능해도 멋있게 도망칠 수 없는 이유

이 시리즈 『VIVANT』 글 모아 읽기 (기사 8개)

광고이 주제의 책

  • Hitchcock (영어판)

    François Truffaut, Alfred Hitchcock / Hayek Kitap / 1966

    이 글의 분야인 영화에 관한 책입니다.

이 글에는 광고(제휴 링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광고 안내 자세히 As an Amazon Associate I earn from qualifying purchases.

오늘은 이 글

이 글을 읽은 분이 다음에 품는 질문에 각각 답하는 글입니다.

『VIVANT』 글 전체 보기 (기사 8개)전체 글에서 찾기‘영화·드라마’ 글 더 보기

이 글 공유하기

이 기사가 도움이 되었다면 사이트를 후원할 수 있습니다. 후원하기

광고
광고
광고

하나 더, 뭐 재미있는 거 없어?

다 읽은 김에. 가까운 이야기 몇 편과, 전혀 다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골랐어요.

  1. 가까운 이야기『鬼の花嫁』(Oni no Hanayome) 감상극진한 사랑이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 약 10분을 보고 생각한 구원과 연애의 경계
  2. 춤추는 룸펠슈틸츠헨 밈, 옛날 영화 장면일까?정체는 AI가 만든 가짜 비디오
  3. 전혀 다르지만 재미있는가장 큰 발견“상대의 속마음을 멋대로 담당하지 않는다”
  4. 내 글은 왜 검색 상위에 안 뜰까?모든 페이지를 개선하는 올바른 순서
  5. 나는 왜 이렇게 눈물이 많을까?일은 잘하는데 자꾸 우는 이유
  6. 치이카와는 왜 늘 먹고 있을까?음식, 잡초, 괴물, 노동, 그리고 10+ 등급의 공포

다른 글 찾기

모든 기사

Mendoi-chan

사이트 운영자

Mendoi-chan

직장과 일상의 불편함을 구조화해 이해하기 쉬운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