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자를 뜯었다. 안에 뽁뽁이가 있다. 손가락이 먼저 움직인다. 톡, 톡, 톡.
그런데 일본의 이 완충재 브랜드를 만든 회사가 2026년 10월 1일, 아예 ‘푸치푸치 주식회사(PutiPuti Co., Ltd.)’로 이름을 바꿨다.
회사 이름에서 포장재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런데 이유를 알고 보면 의외로 현실적인 선택이다.
물건 이름은 아는데 회사 이름은 모른다
일본에서 ‘푸치푸치(プチプチ®)’는 기포가 터지는 소리를 떠올리게 하는 친숙한 이름이다. 회사는 1994년 이를 상표로 등록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푸치푸치가 모든 기포 완충재의 공식 이름은 아니라는 것. 다른 회사도 비슷한 완충재를 만든다. 하지만 유명한 상품명이 물건 종류를 가리키는 말처럼 널리 쓰이다 보니, 정작 제조사인 ‘가와카미산업’이라는 이름은 덜 알려졌다.
상품이 회사보다 먼저 유명해진 것이다.
그럼 회사 이름도 상품처럼 부르면 되잖아?
가와카미산업은 창업 58년 만에 처음으로 사명을 바꿨다.
예전에는 이렇게 설명해야 했다.
“가와카미산업입니다.”
“어떤 회사인데요?”
“그 푸치푸치 만드는 회사요.”
지금은?
“푸치푸치 주식회사입니다.”
“아, 그거요!”
회사 소개가 한 문장이나 짧아졌다.
회사 측은 오랫동안 쌓아 온 상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기업 이름과 연결하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낯선 이름을 새로 만든 게 아니라, 이미 사람들이 아는 이름으로 회사가 이사한 셈이다.
이름 바꾸기에 재활용 계획도 있다
변경 이유는 인지도만이 아니다. 회사는 사용한 푸치푸치 완충재를 모아 다시 제품의 원료로 쓰는 활동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가와카미산업의 재활용’보다 ‘푸치푸치 회사의 푸치푸치 회수’라고 하면 무엇을 모으는지 곧바로 떠오른다.
물론 사명을 바꿨다고 매출이나 재활용 실적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건 아니다. 그런 성과는 나중에 확인해야 한다. 다만 소비자가 회사와 제품을 연결하기는 훨씬 쉬워졌다.
몇십 년 동안 알고 지낸 물건의 정체
새 회사 이름이 재미있는 건, 새롭고 신기한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들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상품명 그대로다.
상자를 열 때마다 뽁뽁이를 터뜨렸는데, 그걸 만든 회사 이름은 몰랐다.
그리고 어느 날 회사가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저희가 그 푸치푸치입니다.”
회사가 제품 이름을 키웠더니, 어느새 제품이 회사 이름을 키우는 날이 왔다.
- 공식 사명 변경 발표(2026-08-04): https://www.putiputi.co.jp/11130
- 변경 취지 설명: https://www.putiputi.co.jp/putiputi-company
- 변경 당일 보도(2026-10-01): https://news.denfaminicogamer.jp/news/2610012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