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했더니 만원이다. 다음 것도 또 만원. 호텔에서 내려가려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계속 보낸다.
체크아웃 시간에는 사람과 캐리어가 한꺼번에 로비로 향한다. 복도가 지하철 승강장 같다. 고층을 고를 때는 전망만 생각했는데, 아침에 다른 장점을 알게 됐다.
결정적인 장면은 중층에서 계속 못 타던 사람이 결국
“그냥 계단으로 갈게.”
를 선택하는 순간이다.
10층 안팎을 내려가면 빈손이어도 운동이다. 캐리어까지 있으면 체크아웃 전에 추가 과제가 생긴다.
아침부터 계단, 로비 전에 땀, 호텔 밖으로 나가기 전에 유산소 완료.
반면 위층에서 이미 탄 사람은 조용히 생각한다.
“형님… 힘내세요.”
수직 방향으로 계층 사회가 구현됐다.
위층이면 언제나 편할까?
위층에서 먼저 탔으니 중간에서 만원인 차를 보내지 않아도 됐다. 내려가는 엘리베이터가 위층부터 사람을 태우다 차는 방식이라면 일찍 타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호텔마다 다르다. 고층용과 저층용이 따로 있거나 혼잡한 층으로 빈 차를 보내면 단순히 위에서부터 태우지 않는다. 평소 이동은 높은 층이 더 오래 걸릴 수 있고, 계단으로 갈 거리도 길다.
제조사도 이런 수요를 고려한다. 미쓰비시전기 자료는 호텔 체크아웃처럼 내려가는 사람이 늘 때 배차를 조절하는 기능을 설명한다. 같은 시간에 같은 방향으로 몰리는 것은 설비 쪽에서도 해결할 문제다.
https://mitsubishielevator.com/uploads/files/pdf/elevators/modernization/ELEMOTION_Brochure.pdf
같은 가격이라면 아침의 편리함도 값어치가 있다
야경도 좋다. 하지만 캐리어를 들고 만원인 차를 여러 번 보내지 않는 것도 꽤 큰 장점이다. 고층 가격이 거의 같다면 전망의 덤으로만 생각했던 편리함도 평가할 만하다.
게임으로 치면 화려한 장면 한 번보다 귀찮은 이동을 편하게 해주는 추가 효과가 도움이 된 셈이다. 다음 예약에서는 전망과 함께 엘리베이터 수와 아침 혼잡 시간도 궁금해질 것 같다.
여행은 끝났는데 호텔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위에서 타서 다행이다”, “10층 사람은 계단으로 가네. 힘내라”, “엘리베이터 한 대 더 줘!” 정도였다.
집에 오니 다시 생각한다. “같은 가격이면 전망뿐 아니라 아침에 먼저 탄 것도 꽤 큰 장점 아닌가?” “위에서 탔으니까 만원인 차를 몇 번씩 기다리지 않아도 된 걸까?”
여행은 끝났는데 호텔 이야기는 2차전이다.
엘리베이터 한 대 더 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