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절반 이상이 연봉 250만 엔 이하!” SNS에서 이런 문구를 보면 놀랄 만하다. 표에는 51.3%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그 숫자, 실제 보고서에 있다.
숫자를 조작한 문제가 아니다. 숫자에 다른 이름표를 붙인 것이 문제다.
51.3%는 직장인 월급 비율이 아니다
출처는 일본 후생노동성의 2023년 소득재분배조사다. 결과는 2025년 12월에 발표됐고, 조사한 소득은 2022년 기준이다. 집계 대상은 3,003가구였다.
표의 250만 엔 미만 구간을 더하면 51.3%가 된다. 하지만 이 표는 개인의 연봉을 비교하지 않는다. 가구별 재분배 전 소득(초기소득)을 나눈 것이다.
혼자 사는 집도 한 가구, 네 명이 함께 사는 집도 한 가구다. “가구 절반”을 “일본인 절반”으로 바꾸면 사람 수의 의미가 달라진다.
“초기소득”을 “월급 연봉”으로 바꾸면 또 한 번 의미가 바뀐다.
공적연금은 처음 계산에서 빠져 있다
초기소득에는 임금이나 사업소득 등이 포함되지만, 공적연금은 별도의 사회보장급여로 처리된다.
예를 들어 은퇴 후 공적연금으로 생활하는 가구는 생활비로 쓸 돈이 있어도 초기소득 표에서는 낮은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
후생노동성이 이 구분을 만든 이유는 세금과 사회보장으로 소득분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실제로 50만 엔 미만 가구 비중은 초기소득 기준 30.4%, 재분배소득 기준 1.2%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재분배소득을 곧바로 통장에 들어온 실수령액으로 읽어도 안 된다. 의료·개호처럼 현금이 아닌 서비스의 가치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진짜 숫자로도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원본 표에서 '가구'를 '사람'으로, '초기소득'을 '연봉'으로 바꾸고 연금 설명을 잘라 낸다고 생각해 보자.
숫자는 하나도 고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일본 근로자 임금 통계처럼 보인다.
정직한 상품 사진을 찍으면서 상품 설명서만 화면 밖으로 치워 버린 셈이다.
누군가 고의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글을 읽지 않았거나 정의를 헷갈렸을 수도 있다. 의도와 별개로 표의 의미가 바뀌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숫자보다 먼저 이름표부터 확인하자
공유하기 전 세 가지만 묻자. 누구를 셌는가? 어떤 소득인가? 무엇을 포함하고 뺐는가?
이번 51.3%는 거짓 숫자가 아니다. 단지 '일본인의 월급'이라는 자리에 놓을 숫자가 아닐 뿐이다.
숫자는 맞는데 제목이 틀리면, 통계는 전혀 다른 방송에 출연하게 된다.
자료
- 후생노동성 발표(2025년 12월 23일): https://www.mhlw.go.jp/stf/houdou/96-1_r05kekka.html
- 조사보고서: https://www.mhlw.go.jp/content/12605000/R05hou.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