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뒤 쇼핑, 재활용품 배출, 생활용품 구매, 부품 교체, 판 설치, 모니터 조정 같은 작은 물리 작업이 쏟아졌다. 의뢰자는 이동 포함 약 2천 엔에 일부를 지역 외주한다.
일을 받은 사람은 안정적인 본업이 있고, 취미에도 평소 돈을 쓴다.
수주자가 돈이 없어서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용돈, 경험, 외출 이유, 사람과의 접점, 호기심이 섞일 수 있다. 2천 엔이면 목욕과 식사비가 될 수도 있다.
본인에게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다. 가능한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이지, 이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낸 것은 아니다.
같은 일도 두 사람에게 다르게 느껴진다. 나에게는 저녁 내내 신경 쓰이는 일이어도 상대에게는 부담 없이 할 만한 일일 수 있다. 2,000엔을 내고라도 끝내고 싶은 사람과, 그 내용과 금액이면 해 주겠다는 사람이 만나면 부탁이 성립한다.
한쪽에는 벌칙, 다른 쪽에는 사이드 퀘스트
의뢰자는 생각난 뒤 약 3분이면 의뢰문을 보낸다. 그러나 실제 30~60분짜리 물리 작업은 미루다가 밤 11시까지 머릿속을 점유하기도 한다. 이는 능력보다 시작하기까지의 부담의 차이다. 선행 연구에서도 작업을 싫어하는 마음과 미루기 사이에 관련이 있었다.
Whillans 등의 연구는 돈을 써서 시간을 확보하는 일을 살폈다. 여러 나라의 조사에서는 이런 지출이 삶의 만족도와 관련됐다. 60명 실험에서는 물건을 산 날보다 시간을 아끼는 데 돈을 쓴 날에 시간 압박이 덜하고 기분도 더 좋았다. 모든 외주가 행복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고급 인재의 사용처: 재활용품
평소에는 전문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주말에는 “큰 재활용 상자 2개 부탁해요.” 인재를 여기에 쓰는 건가!
한쪽은 3분 만에 부탁하고 다른 쪽은 일을 한다. 회사라면 일을 준비하는 사람과 현장에서 하는 사람의 역할 분담이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다루는 물건은 골판지와 재활용 쓰레기다. 갑자기 규모가 작아진다.
직접 움직이는 시간뿐 아니라 미루는 시간, 이동, 끝나지 않아 계속 신경 쓰이는 것도 생각해 보자. 설명하고 확인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직접 하는 편이 빠를 수 있다. 자격이 필요하거나 사적인 물건과 정보에 접근하거나 실패하면 큰 피해가 나는 일은 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혼자 하면 5시간 끌 일을 3분 부탁해서 상대가 시작해 준다면 맡길 이유가 있다.
2천 엔으로 산 것은 한 시간의 근력이 아니라 밤 11시까지 남아 있을 “해야 하는데”의 삭제였다. 수주자는 생활고가 아니어도 된다. 식사비가 생기고 경험이 되고 일이 싫지 않으면 충분하다. 가끔 자본주의는 재활용 상자 두 개 크기로 완성된다.
참고 자료 (2건)
- Whillans AV, et al. PNAS. 2017. https://doi.org/10.1073/pnas.1706541114
- Steel P. Psychological Bulletin. 2007. https://doi.org/10.1037/0033-2909.133.1.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