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으러 가던 길에 작은 버스 같은 경찰 차량이 보였다. 빨간 경광등, 앞쪽에 앉은 경찰관 두 명, 커튼으로 가려진 뒷좌석.
“저거 혹시 법원으로 누굴 데려가는 차 아니야?”
점심 메뉴를 고민하던 머릿속에서 갑자기 수사극이 시작됐다. 하지만 겉모습만으로 호송차인지, 뒤에 누가 타고 있는지까지 알 수는 없다.
작은 경찰 버스라고 다 호송차는 아니다
일본 경찰은 유치시설에 있는 사람을 검찰청이나 법원으로 이동시킬 때 호송차를 쓴다. 그런데 경찰관을 현장으로 데려가는 인원수송차도 있다.
길에서 보면 둘 다 그냥 '경찰 버스'다. 버스 모양이 탑승자 명단까지 알려 주지는 않는다.
일본 경찰청의 재난 대응 자료에도 경찰 부대를 옮기는 인원수송차가 나온다. 앞에 경찰관이 두 명 보였다는 사실만으로 뒷좌석 승객을 추리할 수는 없다.
커튼은 정말 호송차의 특징일까?
그렇다고 처음 든 생각이 완전히 엉뚱한 건 아니다. 일본의 차량 개조 업체 주쿄차체공업가 소개한 토요타 코스터 기반 호송차에는 차광 커튼, 내부 칸막이, 창문 보호봉, 경광등이 설치돼 있다.
그러니 커튼과 경광등을 보고 호송차를 떠올리는 건 자연스럽다. 다만 비슷해 보인다는 것과 실제 그 차라는 건 다른 이야기다.
승객 없이 이동하는 중일 수도 있고, 경찰관들만 타고 있을 수도 있다. 커튼 뒤는 안 보이는데 머릿속 작가만 이미 시즌 2를 집필 중이다.
호송차라면 무조건 교도소 수형자가 타고 있을까?
이것도 아니다. 일본 형사 절차에서는 수사 단계의 사람을 피의자, 기소된 사람을 피고인이라고 부른다. 형이 확정된 수형자와는 구분해야 한다.
경찰 유치시설에 있는 사람도 검찰청이나 법원으로 호송될 수 있다. 그래서 호송차를 봤다고 해서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을 태웠다'고 단정하면 틀릴 수 있다. 애초에 뒤에 아무도 없었을 수도 있다.
결론은 '닮았다'까지
확인한 건 커튼과 경광등이 달린 작은 경찰 차량이었다는 사실이다. 호송차일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누가 타고 있었는지와 어디로 가는지는 알 수 없다.
이쪽은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저쪽은 법원으로 가는 길일 수도, 그냥 근무지로 이동하는 길일 수도 있다.
커튼은 끝까지 닫혀 있었는데, 상상력만 활짝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