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애니메이션 관련 장소에서 큐베이 마스코트의 놓는 위치를 설명하는 안내문을 봤다.
웃긴 건 큐베이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표기가 “QB”였다는 점이다.
설명도 없고 “QB는 큐베이의 약자”라는 주석도 없다. 인터넷 팬 문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알아서 이해할 것이라는 듯 두 글자가 현장 용어처럼 쓰인다.
근처의 에마에는 “이거 진짜 그림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그린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그린 그림이 걸려 있었다. 마지막에는 “100엔에 2회”, 공략 팁, “암 파워 강화”까지 내건 크레인 게임을 만났다. 200엔, 총 4회. 실패. 더 멋진 결말은 경품이 거의 처음 위치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팬 문화는 몇 년이고 쌓이는데, 경품 진행도만 초기화됐다.
5초 결론
“QB”는 적어도 2011년 당시 이미 인터넷의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용어로서 큐베이의 약칭이라고 소개되고 있었다.[1]
캐릭터를 그린 이른바 ‘이타에마’는 일반 팬만 그리는 것도, 프로만 참여하는 전시도 아니다. 일반 참배객, 숙련된 단골 팬, 동인 창작자, 실제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 존재할 수 있다.[2][3][4]
또 크레인 게임의 “강한 암”은 정해진 횟수 안에 반드시 획득된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 업무용 기계에는 여러 파워와 동작 설정이 존재하는 예가 확인된다.[5][6]
한 줄로 말하면, 인터넷 용어는 현장 용어가 됐고, 에마는 프로급이 됐고, 경품만 기본 위치가 됐다.
1. “QB”만 써도 통한다는 건 문화가 꽤 깊게 뿌리내렸다는 뜻이다
애니 관련 장소에 큐베이 마스코트가 있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배치 안내문에 “QB”라는 약칭이 아무 설명 없이 들어가면 느낌이 달라진다.
2011년 3월 엑사이트 뉴스는 당시 인터넷에서 쓰이던 『마도카☆마기카』 용어를 소개하면서 “QB”를 큐베이의 약칭이라고 명시했다.[1]
따라서 “여기 오는 사람이면 QB 정도는 알겠지”라는 공유 지식이 팬 대화에서 현실 공간의 운영 언어로 승진한 것처럼 보인다.
인터넷 별명이 비품 관리 용어가 된 셈이다.
“이 캐릭터 이름은 큐베이입니다”가 아니다.
“QB는 거기 두는 게 아닙니다”가 된다.
QB, 현장 배치 완료.
2. 에마가 너무 잘 그려졌다. 대체 누가 그리는가
답은 일반 팬도 있고 프로도 있으며, 그 사이가 아주 넓다이다.
『러키☆스타』와의 관계로 알려진 와시노미야에서는 2007년부터 팬들이 신사를 찾아 캐릭터를 그린 에마를 봉납한 기록이 있다.[2]
2011년 와시노미야 상공회 글은 코픽, 방수 스프레이, 마커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소개하고, 참배객이 프로 같은 완성도에 감탄하는 모습과 새 작품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을 기록한다.[3]
한편 간다묘진에서는 실제 프로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에마가 확인됐다. 2017년 기록에는 여러 해 연속으로 봉납한 창작자 사례도 나온다.[4]
그러니 잘 그린 에마를 보고 “이거 프로가 그린 거야?”라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다.
다만 그림만 보고 특정 작가의 직업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취미인데도 엄청 잘 그리는 사람, 동인 활동을 오래 한 사람, 매년 돌아오는 단골도 있다.
현실은 대략 이런 연속선에 가깝다.
일반 참배객 → 그림 팬 → 고숙련 취미 작가 → 동인 작가 → 상업 프로
에마 걸이는 심사받은 미술관이 아니다. 그런데 가끔 SSR급 작품이 아무렇지도 않게 걸려 있다.
3. 성지가 오래 지속되면 ‘작품의 장소’에서 ‘문화의 장소’로 변한다
처음에는 애니에 나온 장소를 보러 오는 것이 목적일 수 있다.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면 그 위에 2차 문화가 쌓인다. 캐릭터 에마가 늘고, 단골 창작자가 생기고, 신작을 보러 다시 오는 사람이 생기며, 인터넷 용어가 현지의 공용어처럼 쓰인다.
와시노미야 기록에서도 방송 이후 팬 방문과 캐릭터 에마가 나타나고, 지역과 팬의 활동이 여러 해 이어진 흐름을 볼 수 있다.[2][3]
그때부터 그 장소는 원작 배경을 확인하는 곳만이 아니다.
인터넷 문화가 현실 공간에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 보는 곳이 된다.
“QB” 두 글자는 10년 넘는 공유 문맥을 압축한 파일 같은 것이다.
4. 그리고 크레인 게임: 100엔 2회, 팁 있음, 암 강화
조건만 보면 꽤 친절하다.
- 100엔에 2회
- 잡는 요령 안내
- 암이 강해졌다는 표시
100엔을 두 번 넣어 총 200엔, 4회 플레이.
경품은 못 땄다.
그 자체는 평범하다.
문제는 경품이 마지막에 거의 처음 위치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4회 입력. 진행률 0%.
200엔으로 산 것은 경품이 아니라 ‘초기 위치’의 정의를 다시 확인할 권리였다.
크레인 게임은 RPG가 아니다. 네 번 했다고 네 단계가 영구적으로 쌓이지 않는다. 한 번 당겨 놓고 다음 번에 회전시킬 수 있고, 들어 올려도 떨어지는 방식 때문에 되돌아갈 수 있다.
이번에는 그 차이를 아주 시각적으로 배웠다.
교재가 스스로 스폰 지점으로 리셋됐다.
5. “암은 강한데 못 땄다”는 모순인가
밖에서 특정 기계의 내부 설정을 추측할 수는 없다.
다만 제조사 자료를 보면 업무용 크레인 게임이 단 하나의 ‘강/약’ 설정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SEGA UFO CATCHER 업무용 매뉴얼에는 좌우 파워, 구역별 파워, 잡는 순간 힘을 더했다가 상승 중 기본 파워로 돌아가는 ‘리프트 액션’ 등 여러 설정 항목이 나온다.[5]
UFO CATCHER 10 공식 설명도 더 세밀한 암 설정 변경과 게임 규칙 설정의 조합을 언급한다.[6]
따라서 “암 강화” 표시가 사실이라 해도 “어디를 노려도 4번 안에 잡힌다”는 뜻은 아니다.
경품의 모양, 무게중심, 접촉 지점, 떨어지는 방식, 필드 구조, 플레이어 조작도 결과에 관계한다.
이 설명은 이번 기계의 실제 설정을 특정한 것이 아니다. 확인 가능한 건 기계 측에 여러 조정 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까지다.
6. 200엔에서 그만뒀다. 최종 평가는 “싫습니다”
4회 뒤 경품이 출구 쪽으로 분명히 이동했다면 한 번 더 할 이유가 있다.
하지만 거의 초기 위치라면 눈앞에는 “다음 한 번이면 된다”는 강한 근거가 없다.
200엔에서 멈추면 손실은 200엔이다.
“여기까지 썼으니”를 이유로 500엔, 1,000엔을 더 넣으면 어느 순간 그냥 경품을 사는 편이 쉬운 구간에 들어갈 수도 있다.
이번 종료선은 깔끔했다.
경품: 시작 위치. 감정: 종료 위치.
그리고 긴 리뷰보다 짧은 한마디가 더 정확했다.
“싫습니다.”
한쪽에서는 “정말 사랑받는구나”라고 느끼고, 크레인 게임에서는 “싫습니다”가 된다.
문화에는 이력이 남고, 경품에는 롤백이 있다.
그 온도차까지 포함해 애니 성지는 정보량이 많다.
- Excite News,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のキュゥべえの異常な存在感」(2011-03-03) — “QB”를 큐베이의 인터넷 약칭으로 소개 excite.co.jp
- 鷲宮・らき☆すた聖地の10年史, “2007年” — 팬 방문과 캐릭터 에마 봉납 기록 wasimiya.org
- 鷲宮商工会 WAHOO JAPAN, 「草木と痛絵馬が萌える季節」(2011-04-19) — 재료·기법·신작 증가·프로급 완성도에 대한 반응 기록 wasimiya.org
- AkibaBlog, 「プロも描いている神田明神の痛絵馬2017」(2017-01-03) — 프로 만화가·일러스트레이터와 반복 봉납 사례 akibablog.blog.jp
- SEGA, “UFO CATCHER シリーズ Ver.PS” 업무용 매뉴얼 — 파워·영역·리프트 액션 설정 예시 am.sega.jp
- SEGA, “UFO CATCHER 10” — 세밀한 암 조정과 게임 규칙 조합 설명 sega.j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