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삶아 놓고 30분 뒤 냄비를 봤다. 밤은 그대로 있는데 물만 없다. 밤보다 먼저 물이 퇴근했다.
이럴 때 40분을 무조건 다시 시작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남은 10분만 채우면 된다는 뜻도 아니다. 핵심은 밤 속까지 잘 익었는지다.
물부터 붓기 전에 냄비 상태 확인
물이 조금 남아 있고 밤이 타지 않았다면 물을 보충해 다시 끓인다. 조금 더 삶은 뒤 밤 한 알을 꺼내 식히고 갈라 본다. 가운데까지 포슬포슬하면 끝. 아직 단단하면 더 삶으면 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끓는 물에 생밤을 넣고 중불로 40~50분 삶는 방법을 소개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물이 충분하다는 전제다. 이미 받은 열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냄비가 완전히 말라 뜨겁게 달궈졌다면 먼저 불을 끄자. 달아오른 빈 냄비에 물을 갑자기 부으면 뜨거운 수증기가 튀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안전해진 다음 탄 냄새, 검게 변한 껍질, 심한 눌어붙음을 확인한다. 심하게 탄 밤이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밤은 먹지 않는다.
갈색 물, 설마 흙탕물?
씻은 밤에서도 삶은 물이 진한 갈색이 될 수 있다. 껍질과 속껍질 성분이 뜨거운 물에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밤 속껍질의 폴리페놀 성분을 온수로 추출한 연구도 있다.
흙은 씻어야 하지만, 물 색이 진하다고 곧바로 '세척 실패'는 아니다. 밤을 빨래처럼 헹굴 필요는 없다.
물 위로 뜬 밤은 무조건 벌레 먹었나?
그것도 단정할 수 없다. 속이 비었거나 말라 가벼운 밤일 수도 있다. 떠오른 밤은 따로 갈라 벌레 구멍, 검은 부패, 곰팡이, 이상한 냄새 등을 확인하자. 이상하다면 버리는 편이 안전하다.
다음번엔 물이 사라지기 전에
밤이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붓고, 끓으면 중불로 줄인다. 20~30분쯤 지났을 때 수위를 한 번 확인하면 된다.
결론은 간단하다. 시간을 다시 계산하기보다, 탄 건 없는지 보고 밤 한 알을 갈라 익힘을 확인하자. 타이머보다 밤의 단면이 더 정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