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추종자를 전부 치웠다. 남은 PP도 깔끔하게 썼고, 진화까지 눌렀다. 필드가 이렇게 깨끗할 수가 없다.
“이 판은 이겼네.”
그런데 다음 턴, 상대는 체력을 회복한다. 정작 마무리에 쓸 카드는 손에 없다.
이게 무슨 일이지? 상대 필드만 정리한 줄 알았는데 내 승리 플랜까지 치워버렸다.
《섀도우버스: 월즈 비욘드》에서 필드를 장악하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필드를 이기는 것과 게임을 이기는 건 같은 말이 아니다.
지금 세 보이는 행동이 나중엔 독이 된다
예를 들어 질주 추종자로 상대 추종자를 처리했다고 해보자. 당장은 교환이 좋아 보인다. 그런데 그 카드가 다음 턴 상대 리더에게 마지막 한 방을 넣을 유일한 카드였다면?
필드는 깨끗해졌는데 마무리할 수단이 사라진다.
PP가 남으면 왠지 손해 같고, 진화 버튼이 켜져 있으면 누르고 싶다. 적 추종자까지 싹 지우면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카드를 쓰면 이기는 길이 오히려 멀어질 수 있다.
물론 지금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그때는 다음 턴의 멋진 콤보보다 당장의 생존이 먼저다. 무조건 아끼라는 뜻은 아니다.
“12딜 나와요!” 그런데 수호는?
가상의 상황을 보자. 상대 체력이 12다. 내 필드에서 4딜, 손패에서 8딜. 합치면 12딜이니 끝난 것 같다.
잠깐. 상대 필드에 수호 추종자가 있다.
수호를 뚫는 데 카드를 써야 한다면, 리더에게 넣을 피해가 12에 못 미칠 수 있다. 덧셈은 맞았는데, 가는 길을 안 본 셈이다.
상대가 회복할 수도 있다면 문제는 더 커진다. 조금 때리고, 상대가 회복하고, 또 조금 때리면 제자리걸음이 될 수 있다. 그럴 땐 카드를 모아 한꺼번에 마무리하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중요한 건 화면에 보이는 최대 피해가 아니라 방해를 뚫고 실제로 넣을 수 있는 피해다.
카드 한 장 내기 전에 세 가지만
모든 턴에 복잡한 계산을 할 필요는 없다. 헷갈릴 땐 이렇게 물어보자.
- 어떻게 이길 건가? 다음 턴에 끝낼지, 몇 턴 더 버티다가 큰 한 방을 넣을지.
- 그때 꼭 필요한 카드는 뭔가? 지금 처리에 쓰려는 카드가 마지막 피니셔는 아닌지.
- 상대는 다음 턴에 뭘 하나? 수호를 세울까, 회복할까, 내 필드를 통째로 정리할까. 아니면 나를 끝낼까.
지금 진화해서 상대 필드를 전부 지울 수 있다고 해도, 한 턴 더 버틸 여유가 있다면 진화를 남기는 선택지가 생긴다. 반대로 다음 공격에 바로 진다면 아낄 이유가 없다.
무조건 사용도, 무조건 보관도 아니다. 이길 때 필요하면 쓰는 것.
필드 청소 대회가 아니다
상대 필드를 싹 비우면 짜릿하다. 실제로 좋은 수가 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그 장면을 승리와 착각하는 순간이다.
“PP 전부 사용! 진화 완료! 상대 추종자 전멸!”
멋진 실황이다. 그런데 게임에서 졌다면 필드 청소 대회에서만 우승한 것이다.
다음에 카드가 반짝이면 딱 한 번만 생각해 보자.
“지금 이걸 쓰면, 다음 턴에는 뭘로 이기지?”
대답이 있으면 자신 있게 내면 된다. 답이 없다면 손에 남기는 것도 충분히 좋은 플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