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롤모델이 없을 때, 닮고 싶은 사람 없는 직장에서 일하는 법

이상 현상 찾기
읽기 기능 사용법

듣기는 본문을 읽어 줍니다. 속독은 구절을 차례로 표시하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언어 연습은 다른 언어판과 번역을 비교합니다. 저장한 북마크는 이 브라우저의 플레이어 목록에서 다시 열 수 있습니다. 벽돌깨기로 읽기는 글자 하나하나를 벽돌 삼아 깨면서 노는 게임입니다.

이 글 공유하기

이 글 공유하기

광고
광고

회사에 닮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억지로 애사심이나 승진 욕심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월급, 경력, 부서 이동 기회, 이직할 때 쓸 무기만 챙기고, 닮기 싫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나를 갉아먹지 않는 일하는 방식을 정리했습니다.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회사, 생각보다 꽤 힘들다

지금 회사에 닮고 싶은 사람이 없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사람 자체를 다 부정하고 싶은 건 아니다. 장점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다. 얘기해 보면 그냥 좋은 사람도 있다.

그런데 "나중에 저렇게 되고 싶어?"라고 물으면, 아니다.

저 사람처럼 일하고 싶다.
저 사람처럼 나이 들고 싶다.
저 사람처럼 가정도, 취미도, 여유도 지키고 싶다.
저 사람처럼 처신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건 꽤 큰 신호라고 생각한다.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회사에서 인정받으려고 애쓰면, 결국 닮기 싫은 사람들의 가치관에 나를 맞추게 된다.

상사한테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움직인다.
회사의 암묵적인 룰에 맞춘다.
뭐든 해 주는 사람으로 신뢰를 얻는다.
회의, 사전 조율, 눈치 보기가 점점 늘어난다.
정신 차려 보면 내가 싫어하던 모습에 가까워져 있다.

그게 무섭다.

직속 상사가 걷는 길과 경영진의 넓은 시야는 따로 보자

그렇다고 전부 별로라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아주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는 배울 만한 시야가 있을 수 있다. 회사 전체를 보고, 부서 사이에 일이 막히는 곳을 보고, 뭐가 중요한지 판단하고, 전체에 가장 좋은 방향을 생각한다. 그런 관점은 참고가 된다.

하지만 그것과 "이 회사의 중간 계단을 올라가고 싶다"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경영진의 시야는 배울 수 있다.
하지만 대리, 과장, 부장으로 올라가는 길이 매력적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 길 중간에는 남을 깎아내리면서 인정받으려는 사람이 있다.
늘 방어적인 사람이 있다.
"이것 좀 해 줘" 하는 잡일을 계속 늘리는 사람이 있다.
생활이 무너질 만큼 일하는 사람이 있다.
위로 올라가도 전혀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럴 때는 위쪽의 시야만 훔쳐 오면 된다.

전체에 가장 좋은 방향으로 본다.
부서 사이에 막히는 곳을 본다.
회사에 정말 중요한 게 뭔지 본다.
상사의 막연한 방침을 현장에서 바로 움직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바꾼다.
혼란을 시스템으로 바꾼다.

이건 내 자산이 된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 인정받으려고 너무 애쓰다가, 닮고 싶지 않은 중간 관리자들의 가치관에 맞출 필요는 없다.

회사는 '올라가는 곳'이 아니라 '챙겨 가는 곳'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회사라면, 거기를 인생의 본진으로 삼지 않아도 된다.

올라가는 곳이 아니라 챙겨 가는 곳으로 보자.

챙겨 갈 것은 이런 것들이다.

월급.
보너스.
투자할 돈.
부서 이동 기회.
이력서에 쓸 수 있는 성과.
업무 개선 경험.
AI 활용, 엑셀 VBA, 자동화 경험.
업무 표준화, 매뉴얼 작성, 교육 자료 제작 경험.
제조 현장에 대한 이해.
이직 시장에서 설명할 수 있는 성과.

반대로 굳이 챙기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다.

회사 안에서의 인정.
상사에 대한 충성.
뭐든 해 주는 사람이라는 신뢰.
암묵적인 룰에 지나치게 맞추기.
남을 깎아내리는 상사 비위 맞추기.
생활이 무너질 정도의 노력.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회사에서, 닮기 싫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온 힘을 쏟는 건 위험하다.

필요한 건 회사에 물드는 게 아니다.

회사에서 미래의 나에게 쓸모 있는 것만 들고 나오는 거다.

'믿을 만한 사람'과 '잡일 담당'은 다르다

회사에서 신뢰받는 건 중요하다.

다만 신뢰에도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자유로 이어지는 신뢰다.

이 사람한테 맡기면 일이 정리된다.
이 사람은 현장과 관리 부서 사이에서 서로의 말을 통역해 준다.
이 사람은 손으로 하던 일을 표준화하고 자동화할 수 있다.
이 사람은 목적과 범위를 정리해서 일을 앞으로 밀고 나간다.

이런 신뢰는 경력이 된다. 회사 밖으로도 들고 나갈 수 있다. 이직 면접에서도 말할 수 있다. 나만의 전문성이 된다.

다른 하나는 나를 묶어 두는 신뢰다.

이 사람한테 부탁하면 뭐든 해 준다.
귀찮은 일을 던져도 처리해 준다.
거절을 안 한다.
알려 준다.
뒷수습을 해 준다.
윗선의 애매한 지시를 어떻게든 결과물로 만들어 준다.

이건 '만능 잡일 담당'으로서의 신뢰다.

이런 신뢰를 얻으면 일은 늘어난다.
하지만 자유는 늘지 않는다.
평가도 월급도 별로 안 오른다.
오히려 생활이 무너진다.

그러니까 회사에서 신뢰를 쌓을 거라면, 어떤 신뢰를 쌓을지 골라야 한다.

"뭐든 하는 사람"이 아니라
"혼란을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

"거절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
"목적, 범위, 마감만 정해 주면 성과를 내는 사람".

이런 신뢰 쪽으로 가자.

IT 도우미로 붙잡히지 말고 시스템으로 만들자

업무 개선, RPA 같은 반복 업무 자동화 도구, AI, VBA도 마찬가지다.

가르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런데 환경이 나쁘면 '디지털 전환'이 아니라 'IT 뒷바라지'가 된다.

같은 질문을 몇 번이고 받는다.
매뉴얼을 안 읽는다.
매번 옆에 붙어서 클릭하는 법을 알려 준다.
상대는 혼자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내 일은 줄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거 잘 아는 사람"으로 계속 불려 간다.

이건 위험하다.

할 거라면 시스템으로 만드는 데까지만 하자.

한 번만 알려 준다.
매뉴얼을 만든다.
영상이나 예시 파일을 만든다.
같은 질문은 자료부터 보게 한다.
정말 막힌 부분만 받아 준다.
통째로 떠넘기기나 반복 질문은 받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교육, 표준화, 업무 개선 경력이 된다.

그냥 옆에 붙어 있는 뒷바라지로 끝나면 남는 건 소진뿐이다.

스타트업의 혼돈도 남는 게 없으면 똑같다

대기업이 안 맞으면 스타트업에 가면 되지.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혼돈도 조심해야 한다.

혼란을 정리한다.
다음 혼란이 온다.
또 정리한다.
그다음이 또 온다.
사업 방향이 바뀐다.
시스템을 만들기도 전에 전제가 바뀐다.
재량은 있지만 책임도 끝이 없다.
그런데 월급이나 경력이나 스톡옵션 수익으로는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다.

이러면 결국 끝없는 불 끄기가 된다.

대기업이냐 스타트업이냐가 문제가 아니다.

혼란을 정리한 결과 내 인생이 남는 장사가 되느냐.

이걸 봐야 한다.

대기업이라도 월급, 경력, 전문성, 심리적 안전감, 그러니까 말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안심, 그리고 좋은 롤모델이 있으면 괜찮다.
스타트업이라도 재량, 보상, 지분, 경력, 성장, 자유로 돌아온다면 괜찮다.
반대로 어느 쪽이든 혼란만 늘고 챙겨 갈 게 없다면 아니다.

일할지 말지를 내가 고를 수 있는 쪽으로 가자

결국 원하는 건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게 아니다.

일할지 말지를 내가 고를 수 있는 쪽으로 가는 거다.

일해도 된다.
안 해도 된다.
이직해도 된다.
남아도 된다.
부서를 옮겨도 된다.
부업을 해도 된다.
투자로 지켜도 된다.
회사가 내 인생을 전부 쥐고 있지 않는다.

이 상태에 가까워진다면 직장인도 나쁘지 않다.

월급은 투자할 돈이 된다.
경력은 회사 밖으로 들고 나갈 수 있다.
업무 개선 경험은 다음 회사에서도 쓸 수 있다.
AI, VBA, 표준화 실적은 회사 밖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제조 현장에 대한 이해는 다른 일로도 이어진다.

이렇게 된다면 직장인으로 있을 의미가 있다.

하지만 회사를 계속 다닌 결과 생활이 무너지고, 취미가 사라지고, 가정도 꾸리기 어려워지고, 상사를 닮아 가고, 나이 들어서도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할 뿐이라면, 그건 아니다.

정리: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회사에서는 죽어라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회사에서는 억지로 꿈을 꾸지 않아도 된다.

애사심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승진 욕심을 지어내지 않아도 된다.
상사에게 인정받으려고 나를 너무 깎아내지 않아도 된다.

그 대신 차분하게 챙겨 가자.

월급을 챙긴다.
경력을 챙긴다.
부서 이동 기회를 챙긴다.
업무 개선 실적을 챙긴다.
이직 시장에서 쓸 수 있는 무기를 챙긴다.
생활의 여유를 지킨다.
투자와 개인 자산을 쌓는다.

닮고 싶은 사람이 없는 회사는 올라야 할 산이 아니다.

다만 거쳐 가는 곳으로 쓸 수는 있다.

이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가 아니라,
미래의 내가 고를 수 있는 쪽으로 가기 위해 일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직장인이라는 일하는 방식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회사에 인생을 맡기는 게 아니라, 회사를 이용해서 인생을 남는 장사로 만든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필요한 만큼만 챙겨 간다.

참고 자료와 이 글의 배경

  • 일본 내각부의 '레이와 7년판(2025년판) 고령사회 백서'에 따르면, 60대 후반이나 70대 초반에도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다. 오래 일하는 게 드문 일이 아니게 된 만큼, '내가 골라서 일하는 건지,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건지'를 나눠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https://www8.cao.go.jp/kourei/whitepaper/w-2025/html/zenbun/s1_2_1.html

  •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JILPT)의 장기 통계를 보면 맞벌이 가구는 늘고, 외벌이로 아내가 전업주부인 가구는 줄고 있다. 가정과 노후의 안정을 생각할 때, '혼자 벌어도 충분했던 옛날 직장인 모델'과 지금의 전제는 다르다.
    https://www.jil.go.jp/kokunai/statistics/timeseries/html/g0212.html

  • 심리적 안전감은 '팀 안에서 질문하거나 실수를 말해도 괜찮다'고 다 같이 느끼는 상태로 연구되어 왔다. 개선 제안이나 질문이 방어나 인신공격으로 돌아오는 회사에서는 배움도 개선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https://journals.sagepub.com/doi/10.2307/2666999

  • '직무 요구-자원 이론'에 따르면, 일이 힘들더라도 재량, 지원, 보상, 성장 기회 같은 자원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지쳐 버리느냐, 의욕적으로 몰입하느냐가 갈린다.
    https://www.annualreviews.org/content/journals/10.1146/annurev-orgpsych-120920-053933

함께 읽으면 좋은 글 후보

  • 회사 그만두고 싶은데 이직해야 할지 고민될 때 판단 기준
  • 서른 즈음 "이대로 괜찮을까" 싶을 때 읽는 글
  • 업무 개선 잘하는 사람이 잡일 담당이 되지 않기 위한 선 긋기
  • 회사를 '돈 대 주는 장치'로 쓰는 법
  • 닮고 싶은 상사가 없는 회사에서 승진을 노려도 될까
  • 심리적 안전감이 없는 회사에서 개선 제안을 하면 안 되는 이유
  • 이직 준비 중에 지금 회사에서 너무 지치지 않는 방어법

관련 글 아이디어

  1. 신뢰 자산과 신뢰 부채: 회사에서 믿음받는 사람이 잡일 담당이 되지 않으려면
  2. 스타트업의 혼돈은 성장일까, 끝없는 불 끄기일까
  3. 직장인은 돈을 못 모을까? 월급을 투자금으로 바꾸는 일하는 법
  4. 닮고 싶은 어른이 없는 회사는 오를 산이 아니라 거쳐 가는 곳이면 된다
  5. 일의 고생이 인생의 자산이 되는 곳, 그냥 깎여 나가기만 하는 곳

공개 전에 주의할 점

  • 실제 회사, 부서, 개인이 짐작될 만한 표현은 더 줄인다
  • 특정 상사나 동료를 알아볼 수 있는 말버릇이나 에피소드는 쓰지 않는다
  • 내부에서 쓰던 센 표현은 공개 버전에서 '방어적인 상사', '남을 깎아내리며 인정받으려는 사람'으로 바꾼다
  • 지금 회사 비판이 아니라 '어떤 곳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직장 생활에서 얻는 게 달라진다'는 일반론으로 쓴다
  • 경험담은 '어떤 선배', '어떤 직장', '어떤 상사' 정도로 흐린다
  • 회사 이름, 유명 기업 이름, 계열사 이름은 공개 버전에 쓰지 않는다
  • 이직 준비 중에는 회사 관련 글로 공개하지 말고 초안이나 보관용으로 둔다

한 걸음 더: 핫초미소 위에 돌 3톤을 올리는 이유는? 장식이 아니라 수분 관리다

이 글 공유하기

이 기사가 도움이 되었다면 사이트를 후원할 수 있습니다. 후원하기

광고
광고
광고

하나 더, 뭐 재미있는 거 없어?

다 읽은 김에. 가까운 이야기 몇 편과, 전혀 다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골랐어요.

  1. 가까운 이야기80억 분의 1(1 in 8 Billion) 티어표제일 불공평한 건 뭐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뭘까?
  2. AI에게는 털어놓는데, 사람에게는 말하기 어렵다면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대화로 돌아가는 법
  3. 전혀 다르지만 재미있는30분 깜빡 잠들면 수면 압력이 초기화될까?갑작스러운 졸음의 진실
  4. 『주술회전』의 하이바라 유는 언제 죽었나
  5. 제로가 물러난 순간 흑의 기사단도 빠졌어야 했다|토도와 제로 의존의 한계
  6. 섀도우버스 WB, 체력 40 보스를 1로 만든다고?사탄 위치의 황당한 해답

오늘은 이 글

이 글을 읽은 분이 다음에 품는 질문에 각각 답하는 글입니다.

전체 글에서 찾기‘일’ 글 더 보기

다른 글 찾기

모든 기사

Mendoi-chan

사이트 운영자

Mendoi-chan

직장과 일상의 불편함을 구조화해 이해하기 쉬운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