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집 냉장 진열대 앞에 서면 메뉴판보다 먼저 선택지가 쏟아진다. 청경채를 넣을까, 분모자를 넣을까, 처음 보는 재료도 한 번 집어 볼까. 일본에서 유행한 셀프 선택형 마라탕은 바로 이 과정이 매력이다.
유행이라는 말, 근거는 있을까?
SHIBUYA109 lab.의 2025년 조사에서는 15~24세 여성 619명이 참여한 카페·음식 부문에서 마라탕이 1위를 차지했다. 재료를 직접 고르는 영상이 인기에 영향을 준다는 설명도 있었다.[1] 같은 해 쿡패드의 마라탕 검색 빈도는 전년 대비 452.6%였다.[2] 2026년 6월 15~29세 600명 조사에서는 19.5%가 상반기에 가장 유행했다고 생각하는 음식으로 마라탕을 골랐다.[3]
단, 19.5%는 ‘자주 먹는다’는 비율이 아니다. 유행한다고 느낀 음식을 묻는 질문의 결과다.
재료 고르기가 주문이 아니라 놀이가 된다
이번에 간 일본 매장에서는 냉장 진열대에서 재료를 담고 무게에 따라 값을 냈다. 첫 방문이라 잘 몰라서 낯선 재료를 조금씩 담았더니 약 1,400엔. 식사를 만든 건지 식재료 도감을 채운 건지 헷갈렸다.
장점은 조합에 정답이 없다는 것. 채소와 당면 위주로 먹어도 되고, 씹는 재미가 있는 재료를 더해도 된다. 다만 무게로 계산한다면 신나는 만큼 계산서도 커질 수 있다.
맛보다 식감이 더 기억에 남았다
벌집양은 꼬들꼬들하고 탄력이 있어 개인적으로 ‘고무 미역’ 같았다. 오리고기는 이번 그릇에서 맛이 순했고, 어묵류는 탱글탱글했다. 당면은 국물을 잘 머금었다. 어디까지나 이날 먹은 한 그릇의 감상이지 재료 자체의 평가가 아니다.
이 조합을 하나로 묶은 것은 국물이었다. 맵고 얼얼한데 은근히 깊은 맛과 단맛이 있어서 여러 식감이 따로 놀지 않았다. 좋은 국물을 만났다면 처음 보는 재료도 도전할 만해진다.
처음 먹는다면
좋아하는 채소와 면을 먼저 담고, 모르는 재료는 한두 개만 고르자. 무게당 가격을 확인하고 맵기 조절이 가능하면 낮은 단계부터 시작해도 된다. 채소가 많다고 무조건 가벼운 한 끼가 되는 건 아니다. 기름과 면, 양에 따라 달라진다.
결론은 간단하다. 마라탕은 국물을 먹는 음식이면서 내가 원하는 식감을 직접 조립하는 음식이다. 고르는 순간부터 한 끼가 시작된다.
자료: [1] https://www.shibuya109.co.jp/shibuya109lab/reports/251111/ [2] https://static.cookpad.com/campaign/foodtrend/ [3] https://prtimes.jp/main/html/rd/p/000000670.000018991.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