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 청소를 했다.
바닥도 깨끗했다.
그런데 오늘 저녁, 전등 근처에 검은 날개미가 2~3마리 날고 있었다.
“2~3마리쯤이야 에프킬라 한 번이면 끝나겠지.”
그렇게 뿌리고 잠시 뒤에 바닥을 봤다.
날개미. 날개미. 날개미.
방금까지 멀쩡하던 바닥이 갑자기 ‘날개미 집단 퇴사 현장’이 됐다.
게다가 위쪽에는 아직도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있다.
창문은 닫혀 있었다. 어제까지는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
당연히 이런 의문이 든다.
“얘네, 대체 어디서 들어온 거야?”
결론부터 말하면, ‘어제는 0마리, 오늘만 갑자기 대량, 저녁부터 밤까지, 조명 주변에 몰림’이라면 밖에서 날개미 떼가 한꺼번에 날아올랐고, 그중 일부가 불빛에 끌려 창문 주변 틈으로 들어왔다는 설명만으로도 충분하다.[1][2]
다만 검다고 해서 무조건 개미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날개 달린 흰개미 중에도 어두운 색이 있어서, 결국 몸의 모양을 봐야 한다.[3]
1. “2~3마리뿐이었다”는 건 대개 선발대만 눈에 띈 것
처음 눈에 띈 게 2~3마리여도 방 안에 정말 그것뿐이었다는 보장은 없다.
조명, 천장, 커튼, 창가, 가구 뒤에 붙어 있으면 날아다니는 녀석만 먼저 보인다.
거기에 방 전체에 퍼지는 살충제를 뿌리면 이미 들어와 있던 개체들이 시간차로 떨어진다.
그러니까
“살충제를 뿌렸더니 날개미가 늘었다”가 아니다.
“살충제를 뿌렸더니 원래 있던 숫자가 눈에 보였다”는 쪽이다.
바닥 가득한 사체는 적의 지원군이라기보다 갑자기 실시된 인구조사 결과에 가깝다.
위에서 아직 몇 마리가 날고 있어도 그것만으로 ‘벽 속에 집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이미 들어와 있던 녀석들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2. 날개미는 ‘매일 조금씩’이 아니라 ‘오늘 다 같이 나온다’
날개미는 땅 위를 걸어 다니는 일개미와 하는 일이 다르다.
KINCHO 설명으로는 날개미는 새 둥지를 만들 여왕 후보와 수개미이고, 보통 1년에 한 번 많은 개체가 둥지에서 한꺼번에 날아오른다. 이게 바로 혼인비행, 흔히 말하는 군비(群飛)다.[1]
여기가 중요하다.
날개미는
“어제 1마리, 오늘 2마리, 내일 3마리”
이렇게 나눠서 나오지 않는다.
종마다 정해진 시기가 오면 어느 하루에 몰려서 나온다.
그래서
- 어제까지는 0마리
- 오늘 저녁에만 갑자기 대량
- 내일이면 확 줄어듦
이런 극단적인 흐름도 이상하지 않다.
KINCHO는 개미 종류마다 나는 시기가 달라서, 한겨울만 빼면 어떤 종류든 날개미가 나온다고 설명한다.[1]
일본 어스제약 자료에서도 검은개미 날개미는 대략 6~10월에 볼 수 있다고 한다.[4]
그러니 9월 저녁에 ‘오늘만 날개미 축제’가 열리는 건 검은개미 쪽이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3. 왜 하필 저녁? 환한 창문이 날개미한테는 대형 광고판
검은개미 날개미는 불빛에 모일 때가 있다.[1]
사람 눈에 방 전등은 그냥 전등이다.
하지만 어두워지는 바깥을 날던 벌레한테 환한 창문은 꽤 눈에 띈다.
커튼이 열려 있으면 방 안의 불빛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
마침 그날 근처에서 날개미가 대량으로 날고 있었다면,
‘오늘 벌레가 많음’ × ‘창문이 환함’
이 겹쳐서 갑자기 접속이 몰린다.
평소 방문자가 0명인 개인 블로그에 어느 날 전 세계 사람이 몰려온 것과 비슷하다.
서버가 터지는 게 아니라 바닥이 터진다는 점만 다르다.
4. 창문 닫았는데 어디로 들어와?
‘닫힌 창문’과 ‘벌레가 절대 못 들어오는 완전 밀폐 상자’는 다르다.
일본 어스제약은 창문 주변은 벌레가 들어오기 쉽고, 방충망의 작은 구멍이나 창틀 옆의 미세한 틈으로도 작은 벌레가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날개미도 창문·방충망으로 들어오기 쉬운 벌레로 꼽는다.[2]
그래서 후보는 이런 곳이다.
- 샷시가 맞물리는 부분
- 방충망과 창틀 사이의 틈
- 방충망의 작은 찢어짐
- 환기구 같은 다른 구멍
- 전에 창문을 열었을 때 들어와서 나중에 조명 주변에 모인 경우
‘창문을 열어 둔 기억이 없다’와 ‘한 마리도 못 들어온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날개미한테는 사람 눈에 안 보이는 몇 mm짜리 틈도 충분히 출입구가 된다.
그래서 이번에 한 것처럼 커튼을 닫아 불빛이 덜 새게 하고, 방충망·창문 주변에 벌레 방지 제품을 쓰는 것은 이치에 맞는다.[2]
5. 검은 날개미면 그냥 개미? 색은 참고일 뿐 판정 기준이 아니다
여기서는 조금 조심해야 한다.
‘흰개미’라는 이름 때문에 하얀 벌레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날개가 달린 단계에서는 어두운 색인 종류도 있다.
일본흰개미대책협회가 알려 주는 구별법은 색이 아니라 아래 3가지다.[3]
개미 쪽
- 더듬이가 ‘ㄱ’자로 꺾여 있다
- 허리가 가늘게 잘록하다
- 앞날개가 뒷날개보다 크다
흰개미 쪽
- 더듬이가 구슬을 꿴 것처럼 비교적 곧다
- 허리가 통통하고 잘록하지 않다
- 날개 4장의 크기와 모양이 거의 같다
그러니 사체가 많이 널려 있다면 오히려 확인할 기회다.
한 마리를 뭉개지 말고 그대로 들여다보면 색보다 훨씬 확실한 단서를 얻는다.
“검었다”보다 “허리가 잘록하다”가 훨씬 믿을 만하다.
6. 9월 저녁이니까 흰개미는 아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시기는 힌트가 되지만 그것만으로 판정할 수는 없다.
일본흰개미대책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야마토흰개미는 4~5월 낮에, 대만흰개미는 6~7월 밤에 날아오른다. 한편 미국건재흰개미는 6~9월 낮에, 다이코쿠흰개미는 5~8월 밤에 난다.[5]
그래서 ‘9월 저녁~밤’은 적어도 전형적인 야마토흰개미의 군비 시기와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시기만 보고 흰개미를 100% 제외하는 것도 성급하다.
결국 가장 알기 쉬운 건 앞 장에서 본 3가지다.
더듬이.
허리.
날개 크기.
날개 달린 벌레의 신분증에는 색이 아니라 몸의 모양이 적혀 있다.
7. ‘밖에서 들어온 것’인지 ‘건물 안에서 나온 것’인지, 어디를 보나?
하룻밤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살펴볼 점은 있다.
밖에서 들어온 경우와 잘 맞는 상황
- 창문, 커튼, 조명 근처에 많다
- 그날 갑자기 늘었다
- 커튼을 닫고 창 주변을 처리하면 급격히 줄어든다
- 다음 날부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건물 안에 발생원이 있을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
- 창문에서 먼 벽, 천장, 바닥, 걸레받이의 한 지점에서 계속 나온다
- 다음 날 이후에도 같은 곳에서 대량으로 나온다
- 떨어진 날개만 특정 위치에 수북하다
- 흰개미의 특징인 곧은 더듬이, 통통한 허리, 크기가 같은 날개가 확인된다
하나만 맞는다고 바로 확정되는 진단표는 아니다.
다만 어디에 몰려 있는지, 내일도 계속되는지만 봐도 알 수 있는 게 훨씬 많아진다.
이번처럼 ‘어제는 0마리, 오늘이 처음, 저녁부터, 조명 주변’이라는 정도라면 밖의 군비를 가장 먼저 의심하는 게 자연스럽다.
8. 오늘 밤 할 일: 날개미와 2라운드를 시작하지 않는 정리법
이미 방 전체용 살충제를 썼다면 같은 공간에 계속 더 뿌리지 말고, 먼저 제품 표시대로 환기하고 뒷정리를 한다.
남은 개체와 사체는 청소기로 한꺼번에 빨아들이는 게 빠르다.
그리고 순서는 이렇다.
- 커튼을 닫아 밖으로 새는 불빛을 줄인다
- 창문·방충망·창틀 주변을 확인한다
- 대상 해충에 ‘날개미’라고 적힌 창문·방충망용 제품이면 표시대로 쓴다
- 들어올 만한 틈이 없는지 살핀다
- 정체가 의심스러운 벌레는 몇 마리만 비닐봉지에 남겨 둔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일본흰개미대책협회도 흰개미일 가능성이 있어 전문 업체에 보여줄 때는 나온 위치를 기록하고 벌레를 보관해 두라고 안내한다.[6]
그러니 전부 바로 ‘증거인멸’하지 말고, 2~3마리는 감식용 샘플로 남겨 두고 청소하는 게 합리적이다.
9. 내일 볼 것은 ‘남은 마릿수’보다 ‘어떻게 나오는가’
다음 날 몇 마리가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오늘 들어온 녀석들이 아직 남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이거다.
또 새로 대량으로 나오는가.
그리고
어디서 나오는가.
내일 거의 멈춘다면 ‘하루짜리 바깥 군비’라는 설명이 훨씬 힘을 얻는다.
반대로 창문을 어둡게 하고 대처한 뒤에도 벽이나 천장 한 곳에서 수십 마리가 또 나온다면, 밖에서 놀러 온 손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때부터는 건물 쪽 발생원을 제대로 확인할 만하다.
첫날 밤부터 집을 뜯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첫날 밤부터 “검으니까 무조건 그냥 개미”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다.
지켜볼 곳을 정해 두고 내일 한 번 더 판단한다.
이게 가장 싸게 먹힌다.
10. 정리: 어제 청소는 잘못이 없다. 오늘은 날개미네 대형 업데이트 날이었다
이번 일을 가장 단순하게 줄 세우면 이렇다.
어제: 방 청소. 바닥 깨끗.
오늘 저녁: 근처 날개미가 일제히 비행.
창문: 닫혔지만 벌레 눈에는 완전 밀폐 금고가 아니다.
조명: 밖에서 보면 눈에 띈다.
날개미: 집합.
살충제: 숨어 있던 녀석까지 한꺼번에 떨어뜨림.
바닥: 어제의 청소 기록을 사정없이 덮어씀.
날개미는 매일 같은 수만큼 나오는 벌레가 아니다.[1]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 ‘어제는 없었다’, ‘오늘만 바닥 가득’도 밖의 군비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한편 몸이 검다고 해서 개미로 확정되는 건 아니다.[3]
봐야 할 건 이것이다.
허리가 잘록한가. 더듬이가 꺾였는가. 앞날개가 더 큰가.
그리고 내일,
같은 곳에서 또 대량으로 나오는가.
여기까지 확인하면 ‘날개미 하루짜리 페스티벌’인지, 건물 쪽을 조사해야 하는 일인지 꽤 잘 가려진다.
어제 청소가 헛수고였던 건 아니다.
날개미가 청소 완료 알림은 읽지도 않고 운영 서버에 새 버전을 올려 버렸을 뿐이다.
- KINCHO(大日本除虫菊)「生態と種類を知る|アリ」 — 羽アリは新しい巣の女王候補とオスで、多数が結婚飛行し、光に集まり家の中に入ることがある。 kincho.co.jp
- アース製薬「場所別の予防方法|窓・あみ戸」 — 網戸の穴やサッシ横のわずかな隙間から小さな虫が侵入でき、羽アリも窓・網戸周辺から入りやすい虫として挙げられている。 earth.jp
- 公益社団法人 日本しろあり対策協会「シロアリの見分け方を教えてください」 — 触角、羽、腰によるアリとシロアリの見分け方。 hakutaikyo.or.jp
- アース製薬「シロアリの駆除・対策」 — クロアリとシロアリの外見差、クロアリの羽アリの出現時期の目安、室内や電灯付近で見られる特徴。 earth.jp
- 公益社団法人 日本しろあり対策協会「羽アリが飛ぶ時期はいつごろですか?」 — ヤマトシロアリ、イエシロアリ、アメリカカンザイシロアリ、ダイコクシロアリの代表的な群飛時期・時間帯。 hakutaikyo.or.jp
- 公益社団法人 日本しろあり対策協会「羽アリが発生したので業者を呼びました。その間気持ち悪いので殺虫剤をスプレーしてもよいでしょうか。」 — 発生場所の記録と虫体保存の助言。 hakutaikyo.or.j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