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동네 자치회비를 내다. 웅장한 말이 일상에 내려앉으면 왜 웃길까?

계기는 직장에서 누군가 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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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두고 갈게요”가 묘하게 멋있었다

계기는 직장에서 누군가 한 말이었다.

“전부 두고 갈게요.”

뜻만 보면 퇴근할 때 하는 평범한 말이다. 일이나 짐을 두고, 아직 끝내지 못한 것은 일단 남겨 둔 채 돌아간다. 그런데 앞부분인 “전부 두고”만 들으면 갑자기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처럼 느껴진다.

과거, 악연, 승패, 동료, 책임, 전장. 그런 것들을 등 뒤로 하고 혼자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 상상이 거기까지 펼쳐지려는 순간 “갈게요”가 이어진다. 갑자기 사무실. 갑자기 퇴근 시간. “수고하셨습니다”의 세계로 돌아온다. 나는 그 낙차가 웃겼다.

비슷한 이유로 “마왕, 동네 자치회비를 내다”라는 문장도 좋아한다. 세계를 멸망시킬 것 같은 존재가 갑자기 이웃의 일상으로 들어온다. 이런 조합에서 왜 멋과 웃음을 함께 느끼는 걸까.

어떤 장면을 예상하게 했다가 마지막에 어떤 장면으로 내려앉는지 살펴보려 한다. 단어를 분류하고 표현을 만드는 방식은 나름의 관점이지, 웃음을 보장하는 법칙은 아니다. 처음에 소개한 직장의 한마디를 제외한 대화와 이상 현상의 예시는 창작이며, 실제 게임과 몬스터의 정식 명칭과는 구별한다.

단어의 격보다, 어떤 세계가 떠오르는가

단어를 보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세계가 조금씩 다르다. 이 글에서는 임시로 세 개의 상자에 나눠 담아 보려 한다.

  • 신화나 최후의 결전이 떠오르는 말: 세계, 운명, 죽음, 밤, 신, 시대, 혈맥, 인과, 이치, 종언, 전부, 남김없이
  • 사람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말: 기억, 약속, 죄, 이름, 아픔, 꿈, 뒷모습, 거리, 일족, 돌아갈 곳
  • 생활이나 업무가 떠오르는 말: 확인, 공유, Excel, PDF, 회의, 퇴근 시간, 반려, 가정, 서류, 학교, 동네 자치회비

“운명을 끊어 낸다”에서는 큰 이야기가 떠오른다. “약속을 짊어진다”, “이름을 되찾는다”에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가, “서류를 확인한다”, “회의에서 공유한다”에서는 업무 장면이 떠오른다.

그렇다고 일상어의 가치가 낮다는 뜻은 아니다. 단어가 늘 같은 상자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세계”는 뉴스에서도 쓰고, “가족”은 웅장한 이야기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처음 이 발상을 할 때 썼던 “상위·중위·하위”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상상하는 장면의 규모를 나누기 위한 이름이다.

흥미로운 점은 서로 다른 상자의 단어를 섞으면 떠오르는 장면도 움직인다는 것이다.

웅장한 말을 겹치면 신화에 가까워진다

“전부를 무로 되돌린다”, “세계를 얼어붙게 한다”, “운명을 끊어 낸다”, “시대를 끝낸다”. 나란히 놓으면 최후의 결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최대한 쌓기만 하면 되는 건 아니다. 가령 “만상 일체를 불가역적 멸진으로 이끄는 종언의 존재”라고 만들어 보면,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상상하기도 전에 용어부터 풀어 읽게 된다. 이런 말이 어울리는 작품도, 좋아하는 독자도 있다. 중요한 것은 독자가 들어갈 수 있는 실마리가 있느냐다.

Monster Hunter World: Iceborne에 나오는 일본어 이름 “悉くを殲ぼすネルギガンテ”는 그런 점에서 좋아하는 이름이다. 읽는 법은 “ことごとくをほろぼすネルギガンテ”, 로마자로는 kotogotoku o horobosu Nerugigante다. “悉く”는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라는 뜻이고, “殲ぼす”는 멸한다는 뜻으로 그 존재가 무엇을 하는지 떠올리게 한다. 뜻을 풀면 “남김없이 멸하는 네르기간테” 정도이며, 여기서는 한국어 공식 명칭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처음 보고 읽을 수 있는 이름은 아니지만, 읽는 법과 뜻을 알면 묵직한 글자 너머로 움직임이 보인다. 어려움과 쉬움의 최적 비율을 측정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그 이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웅장한 시작이 확인과 공유로 향한다

이번에는 비슷한 시작을 업무로 이어 보자.

  • 전부 확인해 나간다
  • 전부 공유해 나간다
  • 전부 Excel에 넣어 나간다
  • 남김없이 반려하는 상사
  • 운명은 일단 가져가서 검토하겠다

“전부를”, “남김없이”, “운명을”이라고 하면 큰일이 벌어질 것 같다. 그런데 뒤에 오는 것은 확인, 공유, 스프레드시트 작업, 승인 절차 다시 밟기, 사내 논의다. 그 순간 내 머릿속 무대가 신화에서 업무로 바뀐다.

“전부 두고 갈게요”도 앞부분에서 펼쳐진 상상을 뒷부분의 퇴근 인사가 일상으로 돌려놓는다. 앞부분 자체가 특별히 웃기다기보다, 어디까지 펼쳤다가 어디로 돌아오느냐가 효과를 내는 것 같다.

이렇게 문장을 짜는 방식이나 장면의 전환을 즐기는 웃음을 여기서는 “구조 개그”라고 불러 보겠다. 정립된 학술 분류를 뜻하는 말은 아니다.

업무의 동사도 대상을 바꾸면 신의 말이 된다

반대로 조합할 수도 있다. “승인”, “관리”, “재고 조사”, “반려”, “정리”는 업무에서 익숙한 말이다. 그래도 무엇을 다루는지 바꾸면 풍경이 달라진다.

  • 신은 멸망을 승인했다
  • 죽음을 관리하는 자
  • 기억의 재고를 조사한다
  • 운명을 반려한다
  • 세계의 모순을 정리한다

“전부 승인해 나간다”면 결재하는 부장이 떠오른다. “신은 멸망을 승인했다”면 세계의 끝에도 절차가 있고, 이를 허가하는 존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멋있게 느껴지는지가 동사 하나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 동사가 작용하는 대상이 달라진다. “기억의 재고를 조사한다”는 조용한 회고가 될 수도 있고, 기억을 세어 관리하는 섬뜩한 인물을 그릴 수도 있다. 앞뒤 맥락에 따라 같은 표현에서도 다른 이야기로 나아갈 수 있다.

익숙한 장소의 “일부만” 달라지면 섬뜩해진다

규모를 최대로 키우지 않아도 이상 현상을 만들 수 있다.

  • 시부야의 일부를 얼어붙게 했다
  • 옛 학교 건물의 3층에만 아침이 오지 않는다
  • 거리 한구석이 침묵했다
  • 공유 폴더의 일부가 밤 속으로 사라졌다
  • 회의실 한구석만 아직 어제였다

도쿄의 시부야, 학교 건물, 폴더, 회의실. 떠올릴 수 있는 장소에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 하나가 들어온다. “세계를 얼어붙게 한다”에서는 거대한 적의 힘이 느껴지지만, “시부야의 일부만”이라고 하면 왜 하필 그 범위인지 궁금해진다.

어디까지가 평범하고, 어디부터 다른 것일까. 그 경계를 상상할 수 있어서 나는 더 가깝고 섬뜩하게 느낀다. “휴게실 시계만 어제를 가리키고 있다”, “옛 학교 건물의 3층만 아직 여름이었다”라고 할 수도 있다.

“전부”면 강하고 “일부”면 약하다는 순위가 아니다. 넓은 규모로 압도하고 싶은지, 가까운 장소에 작은 수수께끼를 남기고 싶은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마왕이 자치회비를 내면, 그다음의 일상까지 보인다

“마왕, 동네 자치회비를 내다.”

주어는 마왕. 하는 일은 납부. 대상은 자치회비. 짧고, 동작이 보이고, 설명은 적다. 그런데도 뒤늦게 여러 의문이 생긴다.

마왕은 왜 자치회에 들어갔을까. 누가 돈을 걷으러 올까. 마왕성도 그 구역에 들어갈까. 회람판은 돌아올까. 쓰레기 배출 당번도 있을까. 동네 청소에도 참여할까.

여기서 자치회는 일본의 “町内会”, 즉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모인 친근한 동네 모임을 상상한 것이다. 회비는 그 모임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돈이다. 이 창작 예시를 어디에 살든 일률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세금 이야기로 다루지는 않는다.

마왕을 쓰러뜨리는 용사보다 회비를 걷는 사람이 일을 더 빨리 진행할지도 모른다.

마왕: “세계를 멸망시키겠다.”
자치회장: “그 전에 연회비 부탁드립니다.”
마왕: “네.”

세계의 끝을 선언했는데, 우선 올해 회비부터다. 마왕을 약하게 그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아, 이 사람도 이웃과 어울려 사는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점이 좋다.

같은 틀로 “저승사자, 쓰레기 당번을 잊다”, “신, 아파트 관리조합 이사가 되다”, “고룡, 자치회 청소에 참여하다”도 만들 수 있다. “최종 보스, 재계약 비용으로 실랑이하다”, “신화급 적이 아파트 임대업을 한다”에서는 또 다른 생활 사정이 보인다. 모두 가상의 장면이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웃기지는 않겠지만, 거창한 직함과 소소한 볼일을 나란히 놓으면 다음 이야기를 생각하고 싶어진다.

가까운 일상으로 돌아온다고 무엇이든 웃기지는 않는다

여기서 “가정을 초토화하는 네르기간테”라는, 정식 명칭이 아닌 말장난도 생각해 보자. “초토화하다”와 거대한 몬스터의 이름에 갑자기 “가정”이 이어진다. 웅장한 전투에서 거실이나 가계로 상상이 옮겨 가는 조합이다.

다만 이 말을 누구에게나 “웃긴 말”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가상의 몬스터에 붙인 과장된 별명으로 읽는 사람도 있고, 실제 가족에게 일어난 괴로운 일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마왕, 가정을 망가뜨리다”라고 바꾸면 생활과의 가까움이 웃음보다 아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상을 바꾸면 연상의 방향도 달라진다. “일족을 멸한다”는 복수의 이야기로, “혈맥을 끊는다”는 긴 역사나 얽힌 인연으로, “돌아갈 곳을 빼앗는다”는 잃어버린 보금자리로 생각을 이끈다. 서로 같은 뜻의 바꿔 쓰기도 아니고, 어느 쪽이면 상처받지 않는다는 경계선도 아니다. 어떤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말인지 비교하는 예시다.

자치회비 농담도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일상으로 내려앉히려 할 때는 “친숙하니 웃기겠지”에서 멈추지 않고, 누구에게 어떤 장면으로 보일지 생각하고 싶다.

“差し戻す”와 “差し返す”, 한자 하나로 장면이 바뀐다

“悉くを差し戻す上司。” — 남김없이 반려하는 상사.
“悉くを差し返すランサー。” — 모든 공격을 되받아치는 창병.

앞 문장의 일본어 “差し戻す”는 서류나 신청을 고쳐 달라고 돌려보내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뒤 문장의 “差し返す”는 여기서는 창을 쓰는 전사의 반격을 상상한 창작 예시다. 한자 “戻”를 “返”으로 바꾸고, 끝에 오는 인물도 상사에서 창병으로 바꾸면 직장에서 전장으로 옮겨 간 느낌이 든다.

일본어 발음은 “差し戻す”가 “さしもどす”(sashimodosu), “差し返す”가 “さしかえす”(sashikaesu)다. 여기에 “刺し違える”, 즉 “さしちがえる”(sashichigaeru)를 쓰면 자신도 다칠 것을 감수하고 상대와 치명타를 주고받는 장면에 가까워진다. 마지막 말의 첫 글자는 “差”가 아니라 “刺”다. 소리가 비슷해도 뜻과 표기는 확인하고 싶다.

이 예시에서 랜서(Lancer)는 창을 쓰는 사람을 떠올리기 위한 이름이며, 특정 작품의 정식 기술명이나 설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이어서 “모든 공격을 베어 되받는 검객”, “모든 것을 되묻는 심판”, “모든 것을 되감는 시간의 파수꾼”이라고 만들면 동작과 역할에 따라 다른 움직임이 보인다.

다만 이것은 일본어 글자와 소리로 하는 놀이다. 다른 언어에서는 뜻만 옮겨도 “한 글자 차이”가 그대로 재현되는 것은 아니다.

작은 조작과 큰 결과. Excel에도 이야기가 생긴다

“운명을 바꾸는 Excel 조작.”

이 표현에서는 작은 조작과 큰 결과가 부딪친다. 셀을 고친다. 필터를 건다. 정렬한다. Enter를 누른다. 저장한다. 움직임은 작아도 다루는 정보에 따라 채용, 배치, 급여, 발주 등의 판단에 관여할 수 있다.

그래서 허구의 과장된 표현인데도 현실의 무서움이 조금 섞인다. 그렇다고 한 번의 클릭이 반드시 누군가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결과는 업무 절차와 확인 과정에도 좌우된다.

행동과 결과의 크기를 조합하면 이런 차이가 있다.

  • 작은 조작과 작은 결과: “셀을 고쳤더니 표가 고쳐졌다”
  • 큰 행동과 큰 결과: “세계를 구하는 싸움”
  • 큰 행동과 작은 결과: “전력을 다해 회의실을 예약했다”
  • 작은 조작과 큰 결과: “운명을 바꾸는 Excel 조작”

이것은 우열을 매기는 표가 아니라 장면을 생각하기 위한 비교다. 마지막 조합을 넓히면 “미래를 확정하는 Enter 키”, “세계선을 갈라놓는 Ctrl+S”, “인생을 좌우하는 VLOOKUP”, “배치를 비트는 정렬”, “급여를 흔드는 소수점”, “발주를 깨우는 매크로”처럼 직장 괴담의 제목도 만들 수 있다.

“채용 내정을 지우는 필터”는 화면에서 보이지 않게 된 일을 과장해 운명 자체가 사라지는 데 연결한 창작이다. 일반적인 필터는 표시할 행을 추리는 기능이지, 채용 내정 자체를 취소하는 조작이 아니다. “운명을 반려하는 Ctrl+Z” 역시 비유이며, 이미 보낸 연락이나 외부 시스템의 처리까지 취소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되돌릴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조작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 그것을 이야기로 상상하면 웃음으로도, 섬뜩함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 실제 업무에서 확인이나 기록을 건너뛰며 시험해 보자는 발상은 아니다.

연구는 실마리지만, 이 표현들의 공식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관점에는 심리학 연구와 맞닿는 부분도 있다. 다만 이 글의 예문들을 비교해 웃음이나 멋을 측정한 것은 아니다.

Reber, Schwarz, Winkielman의 2004년 논문은 정보를 처리하기 쉽다는 느낌과 미적 평가의 관계를 정리한다. 독자에게 닿을 실마리를 생각하는 데 참고할 수 있지만, “쉬운 말에 낯선 요소를 조금 섞으면 최적이다”라는 비율이나 작법을 증명하지는 않는다.

Trope와 Liberman의 2010년 논문은 시간이나 장소 등의 심리적 거리와, 추상적·구체적으로 대상을 파악하는 방식의 관계를 다룬다. 다만 “운명은 먼 말, Excel은 가까운 말”이라는 이 글의 연상을 심리적 거리를 실제로 측정한 것처럼 볼 수는 없다.

Keltner와 Haidt의 2003년 논문은 경외감에서 압도적인 크기와 기존 이해의 틀에 담기 어려운 느낌을 중요하게 다뤘다. 경외감에 두려움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멋있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도 아니다. 거대한 존재를 상상하는 내 취향과 연결하는 것은 이 글에서의 해석이다.

웃음을 설명할 때 예상과의 어긋남에 주목하는 관점이 있다. 하지만 놀라운 것마다 웃게 되는 것은 아니다. Warren과 McGraw의 2016년 연구는 불일치만으로는 웃긴 것과 웃기지 않은 것을 충분히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검토한다.

같은 두 연구자의 2010년 연구는 도덕적 규범을 벗어난 장면을 동시에 해가 적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재미의 관계를 살폈다.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생각할 실마리는 되지만, 가족에 관한 고통스러운 경험이나 이 일본어 농담을 직접 연구한 것은 아니다. 모든 웃음을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해 낸 것도 아니다.

이 글에서 쓴 “단어가 속한 세계”, “마지막에 내려앉는 장소”, “읽고 이해하기 쉬운 정도”는 이런 연구를 참고하면서 예시를 다시 보는 나름의 세 관점이다. 곱하면 재미가 산출되는 측정식으로 삼지는 않는다.

하나만 바꾸고, 어디로 내려앉는지 물어보자

직접 해 본다면 좋아하는 문장을 골라 동사, 대상, 인물 중 하나만 바꿔 보자.

  • 신화에서 업무로: “세계를 관리한다” → “세계를 Excel로 관리한다”
  • 거대한 존재에서 일상으로: “마왕, 세계를 멸망시키다” → “마왕, 동네 자치회비를 내다”
  • 업무에서 신화로: “서류를 승인한다” → “멸망을 승인한다”
  • 익숙한 장소에서 괴이로: “회의실 시계를 본다” → “회의실 시계만 어제를 가리키고 있다”

“죽음을 PDF로 만든다”, “시대를 회의 안건으로 올린다”, “운명은 일단 가져가서 검토하겠다”도 무엇을 어떤 절차에 넣을지 바꾸는 놀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만 늘었다면 조금 되돌린다. 실제 누군가가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면 다른 대상으로 바꾼다. 웃음을 만들고 싶은지, 조용한 섬뜩함을 만들고 싶은지에 따라서도 내려앉을 곳을 고를 수 있다.

단어를 강한 순서대로 나열하기보다 “이 시작에서 무엇을 예상했고, 마지막에는 무엇이 보였나”를 물어보자. 예상대로 흘러가도 기분 좋은 표현이 있고, 어긋났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표현을 하나씩 비교하면 자신이 어디서 재미를 느꼈는지 조금씩 보인다.

“동네 자치회비를 낸다”만 있으면 생활의 한 장면이다. 거기에 마왕을 놓으면 갑자기 다음이 읽고 싶어진다.

마왕: “세계를 멸망시키겠다.”
자치회장: “그러면 그 전에 올해 회비부터요.”

우선은 회비. 그 순서 안에, 웅장한 말만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마왕의 일상이 있다.

  • Reber, Schwarz, Winkielman(2004). 정보 처리의 쉬움과 미적 평가의 관계를 정리한 이론적 논문. 논문
  • Trope, Liberman(2010). 심리적 거리와 추상적·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방식의 관계를 정리한 논문. 논문
  • Keltner, Haidt(2003). 경외감을 거대한 규모 및 기존 이해의 틀과의 관계에서 검토한 논문. 논문
  • McGraw, Warren(2010), “Benign Violations: Making Immoral Behavior Funny”. 도덕적 규범을 벗어난 장면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재미의 관계를 살핀 연구. 논문
  • Warren, McGraw(2016), “Differentiating What Is Humorous From What Is Not”. 불일치와 해가 적다는 인식을 유머와의 관계에서 비교한 연구. 논문
  • CAPCOM. Monster Hunter World: Iceborne의 이벤트 퀘스트 정보에서 몬스터의 일본어 명칭을 확인했다. 공식 정보
  • 패미통, “ファミ通式モンハン漢字検定【正解・解説】”. 읽는 법 등을 CAPCOM에 확인해 작성했다고 명시한 기사. 읽는 법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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