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의 “왜?”가 추궁이 될 때: 전달만 했는데 책임까지 떠안지 않으려면

상사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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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왜?”라고 계속 묻는데, 대답할 때마다 “아니야”로 끝난다. 다른 부서에 전달하라는 지시를 따랐는데, 그쪽의 우려를 보고하자 “네가 말을 잘못해서 그렇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럴 때는 설명을 더 잘하는 방법과 함께, 지금 무엇을 결정하려는지, 누가 그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먼저 확인한 사실, 내 예상, 상대 부서가 제시한 조건, 내 권한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을 나눈다. 상대의 성격을 알아맞히려 하기보다 “저는 조건을 정리해서 보고하고, 조건을 바꿀지는 책임자에게 확인하겠습니다”라고 업무의 범위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그 구분을 위한 관점과 상황에 맞게 골라 쓸 수 있는 짧은 표현을 정리한다.

이 글은 지시와 다른 부서의 사정 사이에서 소모됐던 필자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아래 대화는 특정한 일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예로 다시 구성했다. “직접 말씀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도 전달을 맡고 나면, 어느새 최종 책임까지 따라온다. 편지만 나르는 전서구 역할을 맡았는데, 배달할 짐 속에 책임까지 들어 있는 셈이다. 그 찜찜함을 푸념으로만 남기지 않고 풀어보고 싶다.

전달한 사람이 어느새 결정한 사람이 된다

다른 부서에 새로운 운영 방식을 요청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상사는 방향을 결정하고, 담당자는 이를 전달하고, 상대 부서는 실제 운영을 맡는다. 여기에는 적어도 세 가지 일이 있다.

  • 결정하는 일: 목적과 우선순위, 변경할 수 있는 조건을 정한다
  • 전달하는 일: 확정된 사항과 미정인 사항을 구분하고, 상대의 답변을 정확히 보고한다
  • 운영하는 일: 실행 조건과 현장의 부담,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한다

이를 나누지 않은 채 “일단 전화해”라고 밀어붙이면, 담당자에게 결정권은 없고 다른 부서와 부딪히는 마찰만 남는다. 미리 우려를 알렸지만 검토되지 않았고, 그 우려가 현실이 된 뒤 전달 방식만 지적받는다면, 설명 능력과는 별개로 살펴볼 문제가 있다.

물론 연락을 빠뜨렸거나, 미정인 내용을 확정된 것처럼 전달했거나, 답변을 잘못 이해했다면 전달한 사람도 고쳐야 한다. 모든 일을 “제 책임이 아닙니다”라고 돌려보내자는 뜻은 아니다. 내가 바로잡을 부분과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결정받아야 할 부분을 구분하자는 것이다.

원인을 찾는 “왜?”와 출구가 없는 “왜?”

원인을 더 깊이 묻는 질문은 업무 개선에 도움이 된다. 반면 대답할 때마다 부정당하고, 무엇이 부족한지나 다음에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면 대화는 추궁에 가까워진다. 여기서는 이런 상태를 ‘왜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질문 공세’라고 부른다. 상대를 진단하는 용어는 아니다.

질문의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질문 뒤에 무엇이 남는지다. 사실과 가설이 정리되는가. 내 행동뿐 아니라 다른 과정과 조건도 검토하는가.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설명을 바꿀 수 있는가. 다음 확인 사항이나 개선책이 정해지는가. 매번 “그러니까 네가 문제야”로 돌아간다면 정작 문제를 검토하는 일은 멈춰 있다.

예를 들어 ‘연락이 늦었다’는 사실이 있다면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았는지, 요청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는지, 누구에게 확인해야 할지 몰랐는지를 조사할 수 있다. 그래야 고칠 지점이 보인다. 다만 원인이 하나라는 보장은 없다. 한 문장으로 매끈하게 요약되는 것과, 그 설명이 증거로 확인되는 것은 다른 일이다.

‘5 Whys’처럼 “왜?”를 다섯 번 묻는다고 저절로 근본 원인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중간 답변을 추측으로 이어 붙이면 그럴듯한 이야기만 완성될 수도 있다.

“아니야”만으로는 다음에 무엇을 할지 알 수 없다

“생각해 봐”라는 지도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곧바로 답을 알려주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데도 의미가 있다. 다만 그 시간이 업무로 이어지려면 목적, 제약, 확인 방법이라는 발판이 필요하다.

이쪽에서 질문할 때도 “올바른 인과관계를 한 문장으로 말씀해 보세요”라며 상대를 시험하기보다, 확인할 범위를 좁힐 수 있다.

“지금 설명에서 어떤 사실이나 전제가 빠져 있을까요?”
“이번에는 원인과 다음 대응 방안 중 어느 쪽을 먼저 살펴보면 될까요?”
“우선 이 전제로 안을 만들어 보고, 여기까지 진행한 뒤 확인받아도 될까요?”

질문 하나에 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에게 지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상대도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거나, 설명할 시간이 더 필요하거나, 질문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기준을 알려주지 않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 경과와 업무상 지장을 기록하고 다른 확인 경로를 찾는다.

압박이 심하거나 불이익이 걱정되는 자리에서 정면으로 되물을 필요는 없다. 대화를 짧게 마무리하고 나중에 글로 확인하거나, 다른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하거나, 상담 창구를 이용하는 등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도 된다.

“내 추측은 통찰, 네 추측은 망상”을 사실의 문제로 되돌리기

한쪽에서는 “생각만으로 말하지 마”라고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당신은 자존심이 강해”라고 내면을 단정한다.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추측 자체보다, 누구의 추측이든 같은 기준으로 확인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오히려 당신이 단정하고 있잖아요”라고 맞받으면 서로 인물평을 던지는 대화가 되기 쉽다. 고칠 수 있는 업무로 돌아오려면 사실, 영향, 판단 기준, 다음 행동을 나누는 편이 낫다.

“멋대로 진행했다”는 지적에는 어느 작업의 어느 시점에서 멈추고 확인했어야 하는지 묻는다. “전달 방식이 나빴다”는 지적에는 전달한 내용 중 무엇이 달랐고, 상대에게 어떤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구체적으로 고칠 수 있도록, 문제가 된 발언이나 행동과 다음번에 확인할 기준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내 설명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상대 부서는 무조건 싫어할 겁니다”라고 단정하기보다 “지난번에는 이 조건 때문에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조건이 달라졌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라고 확인한 내용과 예상을 구분한다.

지시를 그대로 전달하기 전에 무엇을 요청하는지 확인한다

다른 부서가 운영을 맡는 일은 우리 쪽이 원한다고 실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조건을 듣는 것은 지시를 거부하는 것과는 다른 업무다.

그렇다고 공식적으로 확정된 사항을 담당자 판단만으로 ‘단순한 부탁’으로 바꿔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확정된 사항, 협의할 수 있는 조건, 앞으로 조정해야 하는 요청을 먼저 지시한 사람과 맞춘다. 조직의 권한 규정이나 기존 절차가 있다면 함께 확인한다.

사전 확인은 이렇게 할 수 있다.

“이번 내용은 확정된 사항으로 전달하면 될까요, 아니면 실행 조건을 협의하는 단계일까요?”
“상대 부서에서 조건 변경을 요청하면 제가 답할 수 있는 범위와, 다시 확인받아야 하는 범위를 정하고 싶습니다.”

아직 조정하는 단계라면 상대 부서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저희 부서는 ○○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실제 운영을 맡으시는 입장에서 우려되는 점이나 실행에 필요한 조건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가능한 범위나 대안도 함께 확인하고 싶습니다.”

“상사가 이렇게 하라고 했습니다”라며 압박만 중계하기보다, 무엇을 이루려는지와 어떤 부분을 협의할 수 있는지를 전달한다. 전서구 역할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짐에 무엇이 들어 있고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전화 전후에 누가 판단할 일인지 남긴다

“지금 당장 전화해”라는 말을 들었을 때도 현장에서 내가 약속할 수 있는 범위는 나눠 두는 편이 좋다. 급할수록 미정인 내용이 말 한마디로 약속이 되기 쉽다.

전화하기 전에는 이런 확인을 할 수 있다.

“지금 상대 부서에 확인하겠습니다. 조건을 바꾸거나 제 권한을 넘어서는 답변이 필요하면 다시 확인받겠습니다. 통화 후 답변과 미정 사항을 공유하겠습니다.”

통화 뒤에는 느낌만 전하지 말고 답변, 조건, 판단을 기다리는 사항을 구분해 보고한다.

“상대 부서에 확인했습니다. ○○는 가능하지만 △△는 현재 인원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대안으로 □□가 나왔습니다. 제가 실행 조건의 변경을 약속하지는 않았습니다. △△를 제외하고 진행할지, 일정을 조정할지 결정 부탁드립니다.”

기록은 상대를 몰아붙이는 무기라기보다, 나중에 일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지도에 가깝다. 직접 인용한 말과 내 해석을 구분하고, 필요한 관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승인된 장소에 남긴다. 개인정보나 회사 기밀을 개인 저장 공간이나 허용되지 않은 AI에 옮기지 않는다.

판단을 돌려주는 것과 일을 던져놓는 것은 다르다

“이건 제 책임이 아닙니다”로만 끝나면 다음 담당자는 곤란해진다. 어디까지 확인했는지, 무엇이 미정인지, 누구의 결정이 필요한지까지 함께 넘겨야 경계선이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된다.

  • 내 권한 안에서 할 수 있는 정리와 연락은 진행한다
  • 조건 변경, 우선순위, 추가 부담의 승인은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확인한다
  • 상대 부서의 운영에 관한 판단은 해당 책임자와 조율한다
  • 기한까지 결정이 나지 않을 경우의 연락처와 임시 대응도 확인한다

“현재 조건에서는 A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B는 다른 부서의 부담과 일정이 달라지므로 ○○님의 결정이 필요합니다. 내일까지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우선 A만 진행해도 될까요?”

중요한 것은 누군가에게 책임을 다시 떠넘기는 일이 아니라, 결정할 수 있는 사람과 결정이 필요한 지점을 연결하는 일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연락도 정리도 빈틈 메우기도 해낼 수 있다. 그렇더라도 ‘할 수 있다’와 ‘전부 맡는다’는 같은 말이 아니다.

가르치는 입장이라면 ‘기분 맞히기 게임’으로 만들지 않는다

내가 후배에게 일을 맡길 때는 같은 구조를 되풀이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대가 행동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납득해서 한 것인지, 거절하기 어려워서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건네야 할 발판은 다섯 가지다. 이 일을 왜 하는지,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은 무엇인지, 무엇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지, 어느 단계에서 누구에게 확인하는지, 어려운 조건은 언제 어떻게 말해도 되는지다.

“자료를 좀 더 좋게 만들어 봐”보다는 “내일 회의에서 A와 B를 비교해 결정하려고 해요. 비용과 납기는 꼭 필요합니다. 아직 모르는 숫자는 추정치라고 표시하고, 오늘 오후에는 구성만 먼저 확인해 봅시다”라고 말하면 상대에게 생각할 발판이 생긴다.

그 뒤에도 상대의 우려를 반영해 안이 달라지는지, 무리한 조건을 말할 수 있는지, 재작업과 부담이 줄어드는지, 다음에 쓸 판단 기준이 남는지 돌아본다. 다시 상담하러 온다는 것은 하나의 단서지만, 그것만으로 안심하고 말할 수 있는 직장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지는 않는다. 상담하지 않는 이유도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목표는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필요한 확인을 하면서 상대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상태다.

연구는 배경을 이해하는 데 쓰고, 눈앞의 사람을 판정하는 데 쓰지 않는다

이런 직장 경험을 살펴볼 때 심리학과 조직 연구는 관점을 넓혀 준다. 다만 아래 연구를 읽었다고 특정 상사의 의도나 어떤 사람의 건강 변화 원인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estinger와 Carlsmith의 1959년 실험은 지루한 과제를 재미있다고 다른 사람에게 말한 뒤, 과제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할 외적 이유가 적은 조건에서 태도 변화가 더 컸다는 결과이지, ‘강한 압박을 주면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 직장에서 사과나 설명을 요구하는 행동을 모두 심리 조작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Lifton의 사상 개조 연구는 정보와 의사소통을 통제하는 환경 등을 다뤘다. 닫힌 정보 환경을 생각하는 데 참고할 수 있지만, 연구 대상과 일반적인 직장은 같지 않다. 회사의 규칙이나 외부 정보의 제한만으로 그 직장을 사상 개조의 현장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Petty와 Cacioppo의 정교화 가능성 모델은 설득 과정에서 메시지를 얼마나 깊이 검토하는지와 태도 변화의 관계를 설명한다. 생각하려는 동기, 능력, 상황은 중요하지만 ‘피곤한 사람은 큰 목소리에 반드시 따른다’는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다. 상사의 추궁이 의도적으로 사고력을 빼앗는 방법이라는 판단도 이 이론만으로 내릴 수 없다.

Edmondson의 1999년 연구는 업무 팀의 심리적 안전감과 학습 행동의 관계를 다룬다. 모르는 점과 우려를 말할 수 있는 조건을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이 조사로 인과관계까지 확정할 수는 없다. 심리적 안전감은 무엇이든 인정받거나 업무 기준을 없애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Argyris와 Schön의 조직 학습 논의는 기존 목표와 기준 안에서 수정하는 단일 고리 학습과, 목표나 기준 자체를 되짚는 이중 고리 학습을 구분한다. 전자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늘 쓰던 절차를 개선하면 고칠 수 있는 실수도 있다. 다만 같은 마찰이 반복된다면 ‘더 세게 말하기’에 그치지 않고 누가 무엇을 결정하는 구조인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Frenda 등의 2016년 수면과 허위 자백 실험에서는 대학생이 하룻밤 잠을 자지 않은 조건에서, 실제로 하지 않은 행동을 인정하는 문서에 서명하는 사례가 늘었다. 회의로 인한 피로나 직장에서의 자기부정을 직접 조사한 연구가 아니므로, 일상의 한 장면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연구에서 빌리고 싶은 것은 상대에게 붙일 딱지보다 확인할 질문이다.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는가. 외부 상담 경로가 있는가. 판단 기준이 공유되는가. 피곤할 때도 확인하거나 답을 보류할 수 있는가.

AI가 이름을 붙여줘도 사실 확인은 남는다

인터넷이나 AI 덕분에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불편함을 표현하기 쉬워졌다고 느낄 수 있다. ‘내가 약해서 그래’로 생각을 닫지 않고 업무 분담이나 상담 방법을 찾아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AI가 “그건 지배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해서 상대의 의도가 확인되거나 직장 내 괴롭힘 여부가 판정되는 것은 아니다. 입력한 설명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답도 치우칠 수 있다. 회사나 사람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넣지 말고, 사실과 추측을 나누거나 질문과 표현의 후보를 정리하는 데 활용한다. 제도와 연구는 신뢰할 수 있는 원자료에서 확인한다.

‘옛날 사람이니까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AI가 있으니 압박이 통하지 않는다’고 시대를 기준으로 결론 내리는 것도 성급하다. 평가와 생계에 영향을 주는 힘의 차이는 이름을 붙인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경력의 길이보다 우려를 듣고, 조건을 조정하고, 일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다.

강한 압박이 계속되어 일이나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혼자 상대를 논리로 이기려 하기보다 믿을 수 있는 상위자, 사내 상담 창구, 지역 노동 상담 등 이용할 수 있는 경로를 확인한다. 건강의 변화도 ‘내가 약해서’ 또는 ‘직장만이 원인’이라고 스스로 단정하지 말고, 필요하면 의료기관이나 직장 보건 담당자와 상의한다.

먼저 ‘무엇을 다시 확인받을지’ 한 가지 정한다

예전의 나는 상대가 반대할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통과시켜야 한다’며 혼자 안고 가기 쉬웠다. 지금은 조건을 정리하는 일과 조건을 바꿀지 결정하는 일을 나누는 편이 업무를 내다보기 쉽다고 느낀다. 이는 개인의 경험이지, 같은 표현을 쓰면 누구나 상황이 달라진다는 약속은 아니다.

다음 연락에서 한 가지만 시도한다면 상대에게 무엇을 묻고, 어느 지점부터는 다시 확인받을지를 먼저 정한다. 연락을 마친 뒤에는 완료한 일, 상대가 제시한 조건, 결정을 기다리는 사항을 구분해 남긴다.

“여기까지는 확인했습니다. 이다음부터는 결정이 필요합니다.”

이 한 문장을 말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전달하는 일과 결정하는 일의 경계가 더 잘 보인다. 내 역할은 다한다. 다만 배달을 맡았다는 이유로 짐 속의 책임까지 모두 내 이름으로 인수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 스스로 정리하고 어디부터 결정권자에게 넘겨야 할지 더 생각해 보고 싶다면 상사의 압박을 떠안지 않고 책임의 경계를 지키는 법도 참고할 수 있다.

  • Festinger, L., & Carlsmith, J. M. (1959), “Cognitive Consequences of Forced Compliance”. 과제에 대해 한 말과 이후 평가를 살핀 실험. 논문
  • Lifton, R. J. (1961, 1989년판), Thought Reform and the Psychology of Totalism. 역사적인 사상 개조 환경을 다룬 저서. 출판사 정보
  • Petty, R. E., & Cacioppo, J. T. (1986), Communication and Persuasion. 정교화 가능성 모델을 다룬 책. 출판사 정보
  • Petty, R. E., & Cacioppo, J. T. (1986), “The Elaboration Likelihood Model of Persuasion”. 같은 해 발표한 이론 논문. 저자가 공개한 본문
  • Edmondson, A. C. (1999),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팀의 심리적 안전감과 학습 행동을 다룬 연구. 논문
  • Argyris, C., & Schön, D. A. (1978), Organizational Learning: A Theory of Action Perspective. 서지 정보
  • Argyris, C. (1977), “Double Loop Learning in Organizations”. 목표와 방침 자체를 재검토하는 학습에 관한 논의. 공식 자료
  • Frenda, S. J., Berkowitz, S. R., Loftus, E. F., & Fenn, K. M. (2016), “Sleep deprivation and false confessions”. 수면 조건과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한 서명을 살핀 실험. 논문

한 걸음 더: 끄덕일 때는 다정한데, 목적을 물으면 반발하는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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