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운동하셨어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예전에 이것저것 해 봤다고 답하면 “역시 그랬군요”가 돌아온다.
역시라니, 어디서 확신한 걸까. 운동 경력을 말하기도 전에 이미 선수로 등록된 모양이다.
공을 잘 다룬다고는 안 했는데
어깨나 자세를 보고 몸을 많이 움직였을 것 같다고 생각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공을 잘 다루는지까지 알 수는 없다.
“사실 공 쓰는 운동은 잘 못해요”라고 하면 상대가 상상한 만능 선수가 사라진다. 나는 과장한 적이 없다. 상대가 혼자 기대를 올렸다가 내린 것이다. 첫 만남부터 바쁘다.
고맙지만, 칭찬하는 곳이 조금 다르다
“힘이 세 보인다”는 아마 좋은 뜻일 것이다. 다만 게임 능력치라면 사람들이 계속 힘에만 점수를 주는 느낌이다. 내가 원한 건 똑똑함이나 잘생김 쪽인데.
근력 평가를 받으러 온 건 아니다.
“착해 보여요”, “화를 잘 안 낼 것 같아요”, “차분해 보여요”라는 말도 듣는다. 힘은 있어 보여도 무섭지는 않다면 말을 걸기 편한 인상일 수 있다. 그건 고맙다.
하지만 편하게 말 걸 수 있다는 것과 잘생겼다는 건 다른 칭찬이다. 쓸모 있는 평가와 듣고 싶은 평가가 꼭 같지는 않다.
생김새가 실력을 보장하진 않는다
운동했을 것 같다는 말에 몸이 커 보인다는 뜻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그 말만으로 몸무게에 대한 평가까지 짐작할 필요는 없다. 어디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상대만 안다.
똑똑해 보인다는 칭찬도 어긋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쇼기를 잘할 것 같다는 말과 카드 게임을 잘할 것 같다는 말이 서로 다른 사람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생각하는 능력을 칭찬하는 건지, 취미를 추측하는 건지 애매하다.
카드 게임을 잘할 것처럼 보여도 규칙 설명 도중에 집에 가고 싶을 수 있다. 차분한 사람도 화를 내고, 운동선수처럼 보여도 공을 못 다룰 수 있다. 겉모습만 보고 그 사람을 다 안 것은 아니다.
강해 보이고, 착해 보이고, 무섭지 않다. 나쁜 평가는 아니다. 고맙다.
이제 능력 추측은 잠깐 쉬고 그냥 “잘생겼네요”라고 해 주면 안 될까.
그러면 이번 평가는 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