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도 미소. 소프트아이스크림은 미소 3연타.
오카자키 핫초에서 마루야와 카쿠큐 핫초미소를 둘러봤다. 공장 견학과 기념품 쇼핑이 음식, 나무통, 심지어 맨홀카드 이야기로 이어졌다. 어디로 가도 결국 미소로 돌아왔다.
1위가 핫초미소인 건 당연한데, 2위가 미소카츠 소스면 갑자기 용도가 좁아진다
마루야 매장에서 본 인기 순위 표시는 1위 핫초미소, 2위 미소카츠 소스였다.
1위는 너무 자연스럽다. 핫초미소 양조장에 와서 핫초미소를 산다. 기념품 선택의 정석이다.
그런데 2위부터 갑자기 “집에서 미소카츠를 해 먹는 사람”이라는 꽤 구체적인 생활 장면이 등장한다. 관광객용 순위라기보다 오카자키의 식생활이 그대로 튀어나온 느낌이다.
동행자는 망설임 없이 1위 핫초미소를 골라 미소시루에 쓰겠다고 했다. 이유는 오카자키의 인기 라멘점 키부사치의 ‘도카이 핫초 타이완’ 계열 맛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이 연결은 실제다. 오카자키시 관광협회 공식 안내에 따르면 키부사치의 ‘산슈 오카자키 미소’와 ‘도카이 핫초 타이완’에는 마루야 핫초미소가 사용된다. 오카자키 키부사치 소개
즉 좋아하는 라멘의 맛을 따라가다가, 결국 양조장 매장에서 그 맛의 원재료를 사는 셈이다.
좋아하는 라멘에 들어가는 미소를 사서 돌아간다.
카쿠큐 핫초마을에서는 미소를 피할 공간이 거의 없다
카쿠큐 쪽으로 가면 미소의 압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간다.
공식 식당은 미소니코미 우동과 미소 쿠시카츠 등을 내세운다. 카쿠큐 식당 매장에는 미소 과자가 가득하고, 명물 미소 소프트아이스크림은 크림에 미소를 섞고, 핫초미소 파우더를 뿌리고, 미소 센베이까지 꽂는다. 카쿠큐 공식 설명 자체가 사실상 “미소로 가득하다”는 수준이다. 카쿠큐 매장
여기에 미소 팝콘도 있다. 카쿠큐 공식 온라인숍에서 소개하며 달고 짭짤한 맛과 핫초미소 파우더 사용을 강조한다. 카쿠큐 과자
보통 관광지라면 지역 특산물을 넣은 이색상품 한두 개로 끝난다.
여기는 다르다.
팝콘도 미소. 소프트아이스크림은 미소 3연타. 쿠시카츠도 미소. 우동도 미소.
상품 기획회의가 계속 이런 식이었을 것 같다.
“이거 미소 넣을 수 있나요?”
“네.”
채택.
기획자의 뇌를 찍으면 대뇌는 핫초미소, 소뇌는 아카다시, 뇌척수액은 다시 국물로 나올 것 같다. 물론 농담이지만, 현장의 통일감은 정말 그 정도다.
테츠야를 찾다가 루네 맨홀카드를 만났다
핫초는 도카이 온에어 성지순례와도 연결된다. 관련 스티커나 굿즈를 찾다 보면 어느 순간 맨홀카드라는 전혀 다른 퀘스트가 시작된다.
오카자키시 공식 정보에 따르면 도카이 온에어 ‘테츠야’ 맨홀카드는 마루야 핫초미소에서 배포한다. 반면 카쿠큐 핫초미소노사토에서는 회색 ‘루네 뚜껑’ 맨홀카드를 배포한다. 오카자키 맨홀카드 안내
이 전환이 묘하게 헷갈린다.
테츠야를 따라 핫초까지 왔는데 카쿠큐 창구에서 만나는 사람은 나이토 루네다.
나이토 루네는 오카자키 출신 아티스트이며, 오카자키시는 루네걸과 루네판다를 이용한 여러 색상의 맨홀을 시내에 설치하고 있다. 오카자키 맨홀 소개
미리 모르면 체감은 이렇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모르는 곳에 와 있다.”
창구에서는 카드를 받는 사람을 시내·시외·해외로 나눠 세고 있었다. 눈에 보인 숫자는 아직 몇 명뿐이었다. 너무 적어서 웃겼지만, 나도 카드를 받으면 그 숫자에 들어간다.
테츠야를 따라왔는데, 하수도 홍보를 보러 온 사람으로 집계되고 있었다.
나무통 안에 장인이 실제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아저씨 땀의 균이 비법일까
공장의 커다란 나무통을 보니 이번에는 만드는 법이 궁금해졌다.
마루야 공식 제조법을 보면 장인이 실제로 큰 통 안에 들어가 내용물을 고르게 하고 발로 눌러 단단하게 만든다. 목적은 남은 공기를 빼고 위에 올릴 무거운 돌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마루야 제조법
장면만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잠깐, 땀이나 피부 미생물도 같이 발효하는 거 아닌가?”
공식 설명에 나오는 건 장인의 땀이 아니라 양조장에 자리 잡은 효모와 유산균이다. 콩누룩에 소금과 물을 섞고 통 안의 공기를 빼서 시간을 들여 발효한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나무통은 평균 약 100년 사용한다. 미생물이 사는 집이 오늘 일하는 장인보다 선배일지도 모른다. 마루야 미소 소개
다른 길로 가도 결국 미소
미소를 사러 오면 미소카츠 소스와 팝콘도 있다. 좋아하는 라멘의 맛을 따라가면 그 집이 쓰는 미소에 도착한다. 테츠야를 따라와도 카드 배포 장소는 미소 양조장이다.
샛길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어디든 미소가 기다린다.
핫초 지도의 출구마다 미소가 있다.
보통 테마파크는 손님을 맞을 세계를 만든다. 여기는 수백 년간 미소를 만들다 보니 실제 동네 자체가 미소의 세계가 되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