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이렌의 와규 정식에서 차완무시와 밥이 주인공을 빼앗았다. 직접 굽는 고기부터 쌀 품종을 묻는 대화와 리필 농담까지.
흑모와규 정식을 시켰는데, 가장 기억에 남은 음식은 일본식 계란찜인 차완무시였다.
맛있는 국물을 겨우 모양이 잡힐 정도로 굳힌 듯했다. 뒤이어 밥까지 맛있어서 어느새 3공기째. SHIROYAMA HOTEL Kagoshima의 스이렌에서는 저녁 한 끼 동안 주인공이 계속 바뀌었다.
저녁값과 숙박비가 같은 체급으로
이 방문을 기록한 원고가 당시 참고한 메뉴에서 흑모와규 정식은 8,800엔이었다. 스이렌 저녁 메뉴
할인이 큰 숙박 플랜을 이용하면 저녁 한 끼가 “이거 거의 1박 가격 아닌가?”라는 수준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숙박비와 저녁값이 같은 체급에서 싸우는 느낌이다.
이날은 평소 쓰는 카드도 놓고 왔지만, 숙박객으로서 호텔에 문의해 결제 방법을 안내받아 해결했다. 다만 이것은 그날의 경험일 뿐, 항상 같은 방식이 가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딸기 시럽에서 떠오른 다른 이름
음료는 규슈 과일 칵테일 중 아마오 사워를 골랐다.
당시 참고한 음료 메뉴에는 하카타 아마오 딸기 시럽을 사용한 사워가 1,150엔, 무알코올 아마오 소다가 900엔으로 나와 있었다. 과일 칵테일 메뉴
그런데 이름을 보다 보니 머릿속에서 이상한 변환이 시작된다.
아마오 시럽 → 아마우 시럽 → Amau Syrup.
실제로 Amau Syrup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VTuber가 있다. 아마우 시럽의 영상
그 뒤로는 음료가 아마오 사워가 아니라 ‘VTuber 술’처럼 느껴졌다.
웃긴데 맛도 좋았다.
조용한 객석, 안쪽에서 들리는 웃음
테이블에서는 정중하게 접시를 치워주고 서비스도 차분하다.
그런데 안쪽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즐겁게 웃고 이야기하는 소리가 가끔 들린다.
앞은 고급 일식.
뒤는 그냥 젊은 직장인들.
이 차이가 의외로 좋았다.
한 번의 식사만으로 근무환경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래도 적어도 그 시간에는 긴장감만 가득한 곳보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일하는 분위기로 느껴졌다.
국물을 겨우 굳힌 듯한 차완무시
그리고 차완무시.
첫입부터 육수 맛이 가득했다.
계란찜인데도 느낌은 ‘맛있는 국물을 겨우 형태가 잡힐 정도로만 굳혀 먹는 것’에 가깝다.
간이 세서 맛있는 게 아니라, 육수의 감칠맛이 계속 남는다.
안에 들어 있던 고기 재료도 아주 부드러워 입안에서 풀어졌다.
결론은 빨랐다.
“지금까지 먹은 차완무시 중 가장 맛있을지도.”
흑모와규 정식을 시켜 놓고 MVP가 차완무시다.
주인공 교체가 너무 빠르다.
비싼 고기를 직접 구울 때의 긴장
고기는 당시 메뉴에 나온 대로 가고시마산 흑모와규 도판구이로 나왔다. 스이렌 저녁 메뉴
테이블에서 원하는 정도까지 직접 굽는다.
비싼 고기를 내 손으로 구우면서 “내가 이걸 너무 익히면 어떡하지?”라는 묘한 긴장도 생긴다.
그래도 지방은 달고, 육즙은 풍부하고, 원하는 타이밍에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차완무시가 너무 강했을 뿐, 와규도 충분히 맛있었다.
게다가 이날은 밥을 추가 요금 없이 리필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고기도 맛있고 밥도 맛있는데 밥 양까지 아낄 필요가 없다.
여기서 머릿속에 떠오른 이름이 실제 일본 스테이크 브랜드 ‘感動の肉と米(감동의 고기와 밥)’. 이 브랜드도 공식적으로 고기와 솥밥의 조합을 전면에 내세운다. 감동의 고기와 밥
이게 바로 ‘감동의 고기와 밥 짱’인가.
물론 지금 있는 곳은 스이렌이다.
고기 → 밥 → 고기 → 밥.
이 반복이 시작되면 흑모와규 도판구이는 순식간에 위험한 밥도둑이 된다.
3공기째에 쌀 품종을 물었다
밥이 너무 맛있어서 어느새 3공기째였다. 이날은 추가 요금 없이 리필할 수 있다고 안내받았다.
“이 쌀 품종이 뭐예요?”
직원도 바로는 몰라 확인하러 갔다. 머릿속에서는 『진격의 거인』의 짐승 거인이 모르는 장비를 보고 묻는 장면이 쌀 버전으로 재생됐다.
돌아온 답은 가고시마현산 히노히카리. 더 자세한 산지 설명도 들은 것 같지만, 기억이 흐릿하니 정확한 지명은 단정하지 않는다.
그다음에는 더 쓸데없는 질문을 했다.
“이 가게 밥이랑 본가 밥이랑 어느 쪽이 더 맛있어요?”
잠깐 생각하더니 “뭐… 이 가게 쪽이죠.”
그렇겠지. 고급 호텔에서 일하면서 “우리 집 밥이 더 맛있어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호텔 주방과 남의 본가를 정면 승부시키지 말자.
정말 궁금했던 건 “가고시마의 평범한 집에서도 히노히카리가 이렇게 맛있나?”였다. 같은 품종이라도 물과 밥 짓는 방법에 따라 맛은 달라진다. 직원의 답만으로 집밥과의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내게는 지금까지 식당에서 먹어 본 밥과 다른 수준이었다.
흑설탕의 직접적인 단맛, 씹을수록 달아지는 히노히카리, 와규 지방의 단맛, 딸기 음료의 단맛. 가고시마는 단맛 공격 수단이 너무 많다.
3공기를 먹고 나니 이성이 무너졌다.
“그럼 1,000톤 주세요.”
무료 리필을 현 전체의 쌀 공급 문제로 만들지 말자.

